시중 부동자금이 증권상품으로 몰려드는 현상이 뚜렷하다. 은행권에서 머물던 돈들이 예금금리 급락으로 고수익 상품을 찾아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투신과 증권쪽으로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 채권형펀드나 MMF에 몰렸지만,올해부터는 주식관련 상품에 집중되고있다. 전문가들은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난해 7월 이후 부동자금이 증시 주변으로 서서히 유입되고 있다"며 "올해는 수급의 패러다임이 주식시장 중심으로 변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자금,주식 및 관련 상품으로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난해 7월부터 증시 주변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투신·증권쪽 자금 규모는 18일 현재 1백82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22조3천억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선 유입 속도가 더 빨라져 2주 남짓한 사이 4조8천억원이 들어왔다. 반면 은행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은행을 벗어난 자금은 6조2천억원에 달한다. 이중 56%인 3조5천16억원이 이달 중 빠져나갔다. 증시 주변으로 유입된 자금은 초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채권형펀드나 단기 운용 상품인 MMF로 몰렸지만,올들어서는 주식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채권형펀드 수탁액이 지난해 하반기 17조5천억원 급증했지만,올들어 4천3백억원가량 감소한 게 이를 말해준다. 반대로 주식형펀드 잔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째 증가세다. 주식형펀드 잔액은 8조7천50억원으로 지난해 10월 말보다 9천3백60억원 늘어났다. 고객예탁금도 19일 현재 9조7천7백60억원으로 올들어 1조5천7백억원 불어났다. 지난해 6월 말 6천8백억원에 불과했던 적립식펀드 수탁 규모도 1조3천3백84억원으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투자 자금의 30% 정도를 주식에 투입하는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액도 지난해 말 기준 3조5천4백31억원으로 6개월 만에 70% 급증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증시기반 강화될 것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증시 주변으로의 자금 유입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하반기로 갈수록 유입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홍 랜드마크투신운용 대표는 "금리가 3%대로 추락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기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며 "올해는 증시 수급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지난해 7월 이후 은행권 자금이 증시 주변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며 "약간의 부침은 있겠지만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급 기반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민규 LG투자증권 금융시장팀장은 "아직 한 차례 정도 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은 있지만 채권시장에서 더 이상 큰 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워진 만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현상은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