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허덕이던 내수 경기가 바닥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전반적인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탔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신년 백화점 세일판매와 일부 외식업소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했던 벤처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고 매물로 나온 중소기업들의 인수를 타진하는 투자 상담도 늘고 있다. IT(정보기술) 부문도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 잇단 신기술 개발로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산업생산 도·소매 등 주요 거시지표들은 아직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연초부터 불어닥친 증시 상승열풍이 일부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진단이다. 작년말 삼성전자 등 우량 대기업을 중심으로 2조∼3조원 정도의 연말 보너스가 지급되면서 중산층 월급쟁이들의 호주머니가 두둑해진 데다 올들어 코스닥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전반적인 경기 호전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0조원의 순이익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말 7천여억원을 직원들에게 특별 상여금으로 지급했고 현대자동차는 1천2백억원,LG전자와 LG필립스LCD 등도 약 1천5백억원을 보너스로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수조원의 순이익을 낸 은행 등 금융회사의 연말 보너스 등을 합치면 최근 연말연시에 2조∼3조원의 돈이 직장인들에게 풀렸다는 게 정설이다. 이들 보너스 자금은 특히 소비자금화할 가능성이 커 민간 소비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소비심리 회복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년말 380.33이었던 코스닥지수는 20일 현재 450.63으로 무려 18.48% 폭등했고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도 최근 900선을 돌파해 1,000시대의 꿈을 부풀려 놓았다. 차병석·박준동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