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허덕이던 내수 경기가 새해 들어 바닥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전반적인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탔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신년 백화점 세일판매와 일부 외식업소 매출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벤처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고 매물로 나온 중소기업들의 인수를 타진하는 투자상담도 늘고 있다. 정보기술(IT)부문도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등 잇단 신기술 개발로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산업생산 도·소매 등 거시지표들은 아직 침체를 벗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연초부터 불어닥친 증시 상승열풍이 일부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진단이다. 작년 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우량 대기업들과 은행 등을 중심으로 2조∼3조원 정도의 연말 보너스가 지급되면서 중산층 봉급생활자들의 호주머니가 두둑해진 데다 올 들어 코스닥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일 증시가 소폭 조정을 보이기는 했지만 작년 말 380.33이었던 코스닥 지수는 이날 현재 450.63으로 무려 18.48% 폭등했고,거래소 종합주가지수도 최근 900선을 돌파해 주가 1,000시대의 꿈을 부풀려 놓았다. 정은보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들어 경기가 바닥을 찍고 기지개를 켜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가장 강력한 선행지표는 주가"라며 "주가가 오르면 '부(富)의 효과(wealth effect)' 등으로 소비심리가 호전되는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는 경기선행지표의 주요 구성항목이므로 주가 상승은 경기지표를 끌어올리고 소비자 기대지수도 호전시켜왔다"며 "이들 지표의 호전이 소비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그 영향으로 다시 주가가 뜨는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차병석·박준동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