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벤처활성화대책 등에 힘입어 중소·벤처기업을 사려는 발길이 늘고 있다. 또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기술거래소 및 M&A중개업체들에 따르면 올들어 한국기술거래소에 들어온 기업인수 제의는 4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월 1,2건에 불과했었다. 기술거래소의 강철웅 M&A사업실장은 "IT,반도체장비 및 소재,환경,에너지 등 성장업종을 중심으로 50억∼1백억원대의 매물이 주요 문의대상"이라고 말했다. M&A중개업체인 둘하나벤처컨설팅에도 올들어 기업매물을 찾는 발길이 늘어 기업매수희망신청서를 이미 3건이나 접수했다. 이 회사의 신현장 대표는 "중견기업들이 신규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기술력있는 벤처기업 인수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매입의뢰가 늘자 매도자들은 가격을 점차 올리고 있으며,일부는 기업매각 대신 투자자금 유치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벤처투자도 활발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창업투자회사인 한국기술투자는 올해 벤처기업 투자를 지난해의 1.5배 수준인 7백억∼8백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의 윤건수 이사는 "투자업체 수는 작년 정도로 하되 한 기업에 대한 투자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대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도 시장상황을 일단 지켜봐야겠지만 올해 투자액은 지난해 투자액(5백90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벤처기업들의 분위기와는 달리 전통제조업들은 아직 실물경기가 살아나거나 자금난이 완화될 조짐을 느낄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인테리어용품 제작을 하는 변태환 삼일인테리어 대표는 "올들어 오히려 주문량이 30% 가량 줄어들었다"며 "건설 및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힘든 한해를 보낼 것같다"고 말했다. 이계주·임상택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