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연기자노조, 위원장 이경호)은 21일 오후 여의도 홍우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연예인 문건 유출 파문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자리에는 탤런트 안재욱과 김민선을 비롯, KBS MBC SBS 연기자노조지부 관계자들과 이성문 연기자노조 고문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연기자노조는 "연기자는 점수 매겨지는 상품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제일기획측이 의뢰하고 동서리서치사에서 조사 작성한 `광고모델 DB 구축을 위한사외전문가 심층 인터뷰 결과 보고서'가 시중에 유포된데 대해 참으로 고통스러운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방송연기자는 공인이기에 앞서 동등한 인격을 가진 자연인입니다. 넘지말아야 할 한계를 뛰어넘은 금번 사태에 직면하여 우리는 국민과 함께 소중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생활인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와 명예조차 박탈당한 저희의 처지와심경을 헤아려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성명은 "이번 자료를 보면 연기자들에 대한 시중 루머를 마치 사실인양 적시하고 있습니다…이미 이번 일로 수많은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를 받아야했는가 하면 연기자 내부에서조차 마치 사실처럼 오인하여 불신하는 풍토가 생겨 그 피해 당사자의아픈 상처를 쉽게 치유받기 어려울 지경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들은 수많은 국민과 저희 연기자들의 삶에 큰 아픔을 주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응분의 책임을 짐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강력히 촉구합니다"라는 말로 끝맺음을 했다. 이경호 위원장의 성명서 낭독 후 안재욱은 "지금까지 자부심을 갖고 대중문화의발전에 앞장서면서 국민들에게 기쁨을 드리려는 연기자들이 피해를 보게된 것이 유감스럽다"면서 "한두 명도 아닌 많은 연기자들의 루머에 의한 이야기가 공개됐다는것이 참 안타깝고 단순히 그 파일에 오른 연기자뿐 아니라 모든 연기자들이 비통한마음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기에 누가 좋게 평가됐고 누가 아니냐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지난 2-3일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그 문건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 믿는 풍토에 대해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김민선은 "내가 나이는 별로 많지 않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인생은 그렇게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인생에 충실히, 자신있게 살아왔고 책임을 져왔다. 명단에 올라온 분들도 나와 생각이 같을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이번 문건 유출 후 나를 쳐다보는 분들을 보면서 과연 저분들이 어떻게 나를 볼까 걱정된다"고밝혔다. 연기자노조 이사장인 탤런트 김성환은 "이번 사건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앞으로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면서 "이번 일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준 연기자노조 탤런트 지부장은 "문건을 작성한 제일기획에서 도의적 책임을 100% 져야 하며, 조사에 응한 리포터 및 기자들에 대해서도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연기자 인권을 많이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한헌 MBC 탤런트 실장은 "한류 열풍이 불어서 얼어붙은 한일 간의 국민감정을녹이는 이 시점에 우리네 삶이 이것밖에 안되는가 하는 것에 대해 통탄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내 자식 내 동생의 이야기라고 생각해보라"고 따져물었다. 한편 연기자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구체적인 소송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성문 변호사는 "법률적인 것을 떠나서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노조 집행부와 해당 연기자와 논의해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에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경호 위원장은 `구체적인 소송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 리서치라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 과정에서 책임이 중요하다. 민형사에 관한 부분은 고문변호사가 검토 중이지만 소송 계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ㆍ이은정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