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다 가문의 대정봉환(大政奉還)." 일본 언론들은 21일 일본의 대표기업 도요타가 오너 3세인 도요다 아키오 현 전무(48)를 부사장으로 내정했다는 인사기사를 이런 제목으로 보도했다. 도요타 경영권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체제로 다시 되돌아가게 됐다는 분석이다. 도요타는 도요다 쇼이치로 명예회장(79)의 장남인 아키오 전무가 오는 6월 부사장직을 맡게 되면 지난 95년 오쿠다 히로시(현 회장) 사장 발탁 이래 10년간의 전문경영인 시대가 끝난다. 또 창업자 도요다 기이치로(52년 사망)의 3세 오너 경영시대가 개막되는 것이기도 하다. ○오너중심으로 세대교체=도요타는 오는 2010년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오너 경영체제로의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요다 가문의 경영권 '대정봉환'은 앞서 67년 역시 전문경영인 출신인 나카가와 후키오 사장이 창업자 기이치로의 동생 도요다 에이지 현 최고고문에게 사장직을 되돌려준 이후 두 번째가 된다. 도요타는 올해 정례 임원인사에서 6명인 부사장 자리에 아키오 전무 등 젊은 임원들을 대거 기용,세대교체를 본격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키오 전무는 현재 아시아 지역을 관장,수출전략차종(IMV) 프로젝트를 맡아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2002년 상무,1년 뒤에는 다시 전무로 승진했다. ○'아키오 사장'은 3년 뒤=아키오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는 2008년께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도요타가 세계 정상이 되려면 6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조 후지오 현 사장(67)이 물러나고 젊은 경영인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요타 한국법인인 도요타코리아의 오기소 이치로 사장은 최근 "도요다 가문이 보유한 도요타 지분은 0%에 가깝다. 하지만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언젠가 도요다 가문 사람이 다시 사장과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널리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쿠다 현 회장이 맡고 있는 일본게이단렌 회장 임기가 내년 5월 말인 관계로 당장 경영진의 틀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에 따라 조 사장 체제를 최소한 3년 더 가져간 뒤 아키오 부사장이 승계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 ------------------------------------------------------------------- [ 용어풀이 ] ▶대정봉환=일본 메이지유신 전야인 1867년 에도막부 실권자인 쇼군(將軍)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유신세력의 요구를 수용, 통치권(大政)을 교토의 천황에게 되돌려준(奉還) 사건을 일컫는다. 뒤이은 메이지유신으로 가마쿠라막부 이래 8백여년에 걸친 쇼군시대가 끝나고 천황가 통치시대가 부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