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파생상품 시장 팽창에 따라 파생상품 전문가들을 영입하려는 증권사와 은행간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가 증권사의 업무영역을 확대해주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동원증권은 최근 장외파생상품 설계 전문가인 손석우 상무(41)를 도이치증권에서 끌어왔다. 대우증권도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에서 금융공학실장을 맡았던 정해근 상무(47)를 트레이딩 영업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은행쪽에서는 국민은행이 증권사와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이달 초 파생상품사업단을 별도 부서로 신설했다. 단장으로는 코메르츠증권 한국대표를 지낸 문일수씨(42)가 영입됐다. 임원급 인사는 물론이고 일반 직원에 대한 스카우트 열풍도 거세다. 김범준 동원증권 부사장은 "증권사 업무영역 확대에 관한 법 시행령이 통과되면 자본금 3천억원 이하 중소형 증권사 및 외국계 증권사들도 장외 파생상품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며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 설계 및 매매를 담당했던 직원들이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어 직원 관리가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래에셋 메리츠증권 등이 전문가 영입을 위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이 같은 상황을 IB(투자은행) 시장 선점을 위한 은행과 증권사간의 '전초전'으로 해석했다. 동원증권 손석우 상무는 "신용 이자율 환율 유가 등과 연계된 다양한 파생상품들이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유가증권 매매보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특히 일반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시할 수 있어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시장의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