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취임을 앞둔 빅토르 유시첸코가 빡빡한 일정에 돌입했다. 먼저 그는 취임 전까지 차기 내각을 이끌 총리를 포함해 각료들에 대한 인선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의 사임 직후 내각을 이끌었던 니콜라이 아자로브 제1 부총리는 유시첸코의 취임 직후 각료들은 전원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유시첸코는 23일 취임식을 마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24일 모스크바를 찾아가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친러 성향의 야누코비치를 지지해 왔지만 지난 20일유시첸코의 승리가 확정되자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일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는 21일 대법원이 야누코비치의 소송을 최종 기각한이후 푸틴 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보다 먼저 유시첸코에게 축전을 보냈다고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둘다 우크라이나 대선의 모든 법적인 문제가 해결된 뒤축하를 보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 러시아가 먼저 축전을 보내 유시첸코와서둘러 화해의 움직임을 표했다는 것이다. 유시첸코는 24일 푸틴 대통령을 만난뒤 25일에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유럽의회를 찾아가 연설할 예정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의사를 전달하고 선거 기간에 EU가 사태 중재자로서 본인을 지지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할 예정이다. 그는 26~27일에는 폴란드를 방문해 나치의 아우슈비츠 포로 수용소 해방 60주년기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유시첸코는 우크라이나 시위 사태 당시 키예프를 수차례 방문해 중재를 해주고구랍 26일 재투표 직후에는 당선 축전을 보내준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나 감사를 표한 뒤 향후 양국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특히 27일 아우슈비츠 60주년 행사에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유럽 각국 정상들과 자연스런 만남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28일 스위스 다보스로 건너가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다보스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23일 대통령 취임식에는 각국의 수많은 축하 사절들이 키예프를 방문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170개 국가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초청됐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참가자 명단은 확인되지 않았다.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과 크바스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보리스 그리즐로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전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의회 인준이 연기됨에따라 형식적인 장관직을 유지한채 이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리즐로프 의장의 참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외무장관은 "취임식에 러시아를 대표해 최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는 취임일이 갑자기 결정돼 각국의 유력 정치인들이 개인일정을 바꿔가며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EU 외교정책 대표인 하비에르 솔라나는 참석 불가 의사를 통보해왔다. 대통령 취임식은 23일 정오(현지시각, 한국시각 오후 7시) 의회에서 열리며 이후 키예프의 성(聖) 소피아 성당에서 종교 의식을 치르고 독립광장에서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또한번 취임식 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독립광장과 우크라이나 대통령궁에서는 각각 대형 콘서트가 준비돼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