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코스닥 랠리'로 빛을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정근 동원증권 스몰캡(중소형주) 팀장(41)이다. '스몰캡 전도사'로 불리는 박 팀장은 요즘 몸은 바빠도 마냥 즐겁다. 작년 스몰캡팀 4명이 전국을 누비며 발굴했던 종목들이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어서다. 소백산맥 넘어 자유 단조 업체인 '태웅'을 찾았을때가 지난해 6월. 분석자료 조차 없었던 이 업체는 박 팀장이 다녀간 뒤 주가가 1백36% 뛰었다. 코위버(80.4%) 코엔텍(1백83.3%) 코미코(2백.5%) 삼원테크(87.5%) 등도 그의 손이 닿자 소외주에서 대박주로 변했다. 박 팀장은 "아직도 많은 종목들이 '흙속의 진주'로 남아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며 소외 우량주 발굴에 강한 의욕을 보인다. 그는 기본에 충실하면 개인투자자도 쉽게 좋은 종목을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본에 충실하면 옥석이 보인다 박 팀장이 밝힌 '숨은 진주 찾기' 원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부채비율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부채비율 1백% 이하 종목이 적당하다. 경기가 나빠지면 차입금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의 목을 죄게된다. 지난해 3분기부터 원.달러 환율 하락,경기 침체 지속 등의 악재가 누적되면서 많은 코스닥 기업들이 적자를 낸 이유 중 하나는 과다한 차입금 때문이라는게 그의 지적이다. 영업이익률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최소 10% 이상을 유지하는 기업이 좋다. 중소형 종목들은 대부분 대기업 납품업체여서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지 않으면 적자로 전환되기 일쑤다. '단가인하'란 복병을 견뎌내기 어려워서다.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매출 증가율'도 잘 따져봐야 한다. 연 20% 이상씩 외형이 커지는 기업이 우선 순위다. 3가지 조건을 갖춘 기업 중 '싼 주식'을 사야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주가수익비율(PER)을 중요시하는 것도 그래서다. 'PER=10배'를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인내력이라고 했다. 참을 수 있어야 투자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보다 스몰캡이 더 안정적(?) 박 팀장은 거래소 블루칩보다 코스닥 저가주가 오히려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나 포스코 같은 우량주가 안정적이고 코스닥 종목은 위험한 것으로 여긴다"며 "하지만 오히려 코스닥 종목에 투자하는 게 마음 편하고 수익이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우량주들은 미국 증시,금리 영향,거시경제 지표 등 각종 변수에 민감한 데 반해 중저가주는 오로지 '실적'만 보면 된다는 논리다. 중저가주들은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예측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저가주 중에서도 투자할 종목이 적지 않다"는 생각처럼 발상만 바꾸면 숨은 알짜주는 의외로 많다고 했다. 그러나 대박을 좇는 '묻지마 투자'만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게 올바른 투자전략"이라고 그는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