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자유에 대한 '두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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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이나 그들이 만든 제품을 대하는 시각은 각 나라마다 참으로 다르다.
세계적인 홍보대행사 에델만이 지난 주말 뉴욕에서 발표한 '2005년 신뢰지수'를 보면 유럽이나 캐나다에선 미국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나라의 지도급 인사들은 미국의 문화나 가치,행정부에 대한 인식 때문에 미국 기업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런 인식은 제품구매 패턴에도 반영되고 있다.
유럽과 캐나다 지도급 인사중 40% 이상은 부시행정부 때문에 미국 제품을 사고 싶어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국이나 일본에선 미국 문화가 미국 제품을 더 사게 만드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나라마다 가치기준이 달라 미국 기업이나 제품을 보는 시각도 달라진다는 얘기다.
하긴 미국이나 브라질에선 기업의 자선활동이 신뢰를 얻는 첫번째 이유였지만 유럽이나 중국에선 기업의 자선활동과 신뢰는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가치 기준의 차이를 거론한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사가 '자유'라는 추상적인 용어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자유는 이상적인 개념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선이지만 현실 정치에서, 더구나 외교정책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는 논란을 불러일으킬수 있는 개념이다.
벌써부터 세계 각국은 자유의 확산이 어떤 정책으로 구체화될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취임사만으로 보면 종잡을 수 없다.
자유의 확산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은 새로운 외교정책의 시발이 아니라 기존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다시 에델만의 조사로 돌아가보자.조사 결과를 분석한 마이클 디버 에델만 부회장은 미국 기업이 외국에서 신뢰를 쌓으려면 미국의 가치가 아닌 현지의 가치를 중시하는 현지화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논리대로 라면 부시 대통령이 주창한 자유의 확산도 미국의 일방적인 기준이나 가치에만 의존해 외교정책화할 경우 공감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볼 수 있다. 상대방 국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외교의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