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란 무엇이고 그 목적은? 루소(1712∼1788)에 따르면 '연약하고 어리석은 존재로 태어난 인간이 성장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힘과 판단력 등)을 부여하는 일'이다. 자질과 능력의 계발,풍부한 상상력과 합리적 사고방식의 배양 등은 이같은 원론을 충족시키는 필요조건에 다름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 현장에선 그 방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모든 교육은 개인의 잠재 소질을 최대한 발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는 대전제는 다르지 않은 듯한데도 학력 중심 교육과 창의성 계발 위주 교육의 우선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게 그것이다. 창의력과 개성을 키운다며 기본 교과 이외의 체험학습을 강조하는 이른바 '여유 교육'을 실시해온 일본이 올부터 '학력 중시 교육'으로 재전환한다는 소식이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막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운다'며 도입된 여유학습이 실제론 학력만 저하시켰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다. 때문에 올부터는 토요일 수업 재개,전국 학력고사 부활이 검토되는가 하면,학교와 교사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학교선택권을 보장해 평가 결과에 따라 교사의 급여 등 처우를 달리하고 학생수별로 보조금을 차별화하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한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창의성 교육과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할 것도 없다. 그러나 무조건 경쟁을 배제한 평등교육이나 구체적 실천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창의성 교육은 학력무시 풍토와 그에 따른 국가 경쟁력 약화라는 엄청난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어쩌면 우리에게도 강건너 불이 아닌 발등의 불인지 모른다. 상상력은 창의성의 근원이지만 지식과 별개로 존재하거나 진공 속에서 배양되지 않는다. 창의력을 지니자면 지식과 기본기술의 숙달이 필수적이다. 온갖 상상을 펼쳐도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과 땀이 없으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쓸모없는 공상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루소는 이렇게도 말했다. "모든 계획엔 두 가지 중요한 게 있다.첫째는 계획이 절대적으로 좋아야 한다는 것,둘째는 실행이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