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엇갈린 시각] 확신론 ‥ 1000향해 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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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세계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 기조 속에서 한국 증시는 '나홀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열풍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거래소 시장도 단숨에 900선을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23일까지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24.3%.종합주가지수도 3.0% 올랐다.
한국 증시의 독주가 멈출 줄 모르자 증권가에서는 향후 전망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대세상승의 초입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더 갈 것이다"라는 낙관론과 "이제 꼭지점을 넘어 과열 단계로 들어섰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대우·메릴린치 등 확신론
증시 낙관론자들은 한국증시가 '나홀로 상승'하며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오를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병서 대우증권 상무는 △내수 회복 가시화 △수출의 지속 증가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보강 등 3박자가 제대로 갖춰졌기 때문에 과열 논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꽁꽁 얼어붙은 내수경기 때문이었는데 이제 내수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큰 장애물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 흐름도 구매력을 키워 소비 회복의 견인차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어 "지난해 수출증가율이 3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였기 때문에 올해 10% 안팎으로 낮아지더라도 호황의 지속이라는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릴린치증권도 "적립식펀드로의 자금 유입 확대에서 나타나듯 개인의 증시 참여라는 큰 물결이 시작돼 주가는 1,000포인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확신에 가까운 낙관론을 폈다.
이 증권사 이원기 전무는 "1분기 중 금리 사이클이 바닥을 형성한 뒤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더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라는 말로 큰 장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 저항선이던 890선을 돌파한 뒤 거침없는 오름세를 보이며 전형적인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매수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정보기술(IT)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잘 버텨주고 있는 게 강세장을 대변해 주고 있다"며 "1분기에 1,00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익 대신증권 실장은 "심각한 불경기에도 이익을 내는 기업이 많아져 한국 증시를 오랫동안 500∼1,000의 박스권에 갇히게 했던 기업수익의 불확실성을 걷어냈다"며 "3∼4년간 재평가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IT경기 회복 불투명에 대해서도 전병서 상무는 "IT경기를 이끌어온 미국 기업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PC와 인터넷 중심이지만 한국 IT업체들은 미래산업인 디지털 복합기기에서 대부분 세계 수위"라며 차별화된 접근을 주문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