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 간부들이 돈을 받은 뒤 사후 채용을 약속하는 이른바 `취업 대기자' 명단의 존재를 시사하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계약직 모집에 응했다는 한 취업생의 부모 A(52.광주 서구 내방동)씨는 24일 "지인의 소개로 지난해 초 노조 간부를 만났고 그 사람에게 6천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A씨는 "그 노조 간부는 그러나 `취업을 부탁한 사람이 많이 밀렸다'면서 `내년에 해주겠다'고 말해 그런 줄 알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혀 `취업 대기자명단'이 존재함을 시사했다. A씨의 이같은 진술내용은 '노조간부들이 일종의 선금을 받은 뒤 향후 채용을 약속했다'는 것으로,검찰 조사에서 `취업 대기자' 명단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이밖에도 여러 추가 의혹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부장외에 다른 노조간부도 연루 의혹 돈을 주고 지난해 5월 기아차 광주공장에 입사했다는 생산계약직 직원 김모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광주공장 노조간부 조카에게 1천300만원을 주고 입사했다"고 실토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자신의 돈을 받은 노조 간부는 이날 검찰에 긴급체포된 노조지부장 정모(44)씨가 아니라고 말해, 정씨외에 또다른 노조 간부 등도 채용비리에 연루됐음을 뒷받침 했다. 그동안 일부 노조 간부들의 입을 통해 제기된 `입사청탁은 기아의 관행'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계약직 직원 김씨는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1천300만원을 노조 간부 조카에게 줬다는 김씨는 "`재작년에는 500만 600만원을주고 입사했다'라는 말을 듣고, `단가가 올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기아차 직원들은 "신임 노조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청탁 단가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브로커의 존재 김씨는 지난해 3월 평소알고 지내던 광주공장 선배에게 취직을 부탁했다. 그러나 선배는 김씨에게 노조간부 조카를 소개시켜줬고, 김씨는 자신도 친분이 있는 노조간부 조카에게 1천300만원을 건넸다. 그러나 나중에 확인한 결과, 노조간부에겐 800만원만 전달되고, 500만원은 사라졌다. `배달사고'인 셈이다. 이에 따라 노조간부 조카가 브로커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취직 대가 액수는... 지금까지 관련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볼때, 1명 취직하는 대가가 최소한 1천만원대에서 수천만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최대 6천만원을 줬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계약직 모집에 응했다는 한 취업생의 부모 A(52.광주 서구 내방동)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난해 초 노조 간부를 만났고 그 사람에게 6천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한 유력인사는 "지난해 광주공장 생산직에 취직하려면 3천만원은 줘야한다는 말이 떠돌았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검은 24일 오후 생산계약직 채용 대가로 1억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지부장 정모씨(44)가 자진 출두함에 따라 긴급 체포하고 금품 수수 경위 및 채용 알선 규모,다른 노조 간부들의 연루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