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코스닥시장의 주도권을 급속히 확대해 나가고있다. 그동안 '큰손' 노릇을 했던 외국인과 기관을 밀어내고 코스닥열풍을 지켜내고있다. 기관이 연초 코스닥 랠리에 불을 붙였다면 개인은 이에 휘발유를 뿌리는 분위기다. 24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3백20억원 어치를 순매수,닷새째 '사자'를 이어갔다. 기관이 5일,외국인은 9일 연속 '팔자'로 일관했지만 코스닥지수가 가볍게 470선을 돌파했다는 점만 봐도 개인의 힘을 느낄수 있다. 위탁계좌 수도 지난해 말 이후 불과 20여일 만에 13만4천개 급증했다. 개인이 공격적인 매수주체로 나서면서 중저가 테마주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날 C&S마이크로 서화정보통신 기산텔레콤 파인디지털 등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관련주와 에이스테크 영우통신 필링크 등 와이브로(휴대인터넷) 관련주,현대정보기술 태광이엔시 엑사이엔씨 하이스마텍 등 전자태그(RFID) 관련주가 무더기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또 무선인터넷주도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12월29일 이후 주가가 1백% 이상 급등한 종목이 67개에 달했다. 반면 대형주는 상대적으로 '왕따'를 당했다. 시가총액 1백위 종목인 코스닥100은 연초 이후 0.96% 오르는 데 그쳤다. 하나로텔레콤 NHN 아시아나항공 등은 랠리에 동참하지 못하고 하락세로 마감됐다. 개인 위주의 수익률 게임이 벌어지면서 단타(단기매매)도 점점 극심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코스닥 주식 회전율(총거래량/평균 주식수)은 66.34%로 거래소의 23.27%보다 세배 가까이 높다. 코스닥의 회전율은 △작년 10월 34.1% △11월 40.1% △12월 54.0% 등으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단타가 급증한 가운데 관리종목 등에 대한 '묻지마 투자' 행태가 속출하는 과열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최근 부쩍 늘어난 객장의 개인 고객들은 하루 종일 코스닥 테마주만 쳐다보고 있다"면서 "과거 코스닥 투자로 입은 손실을 한꺼번에 만회하겠다는 욕구가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과열 분위기가 없지는 않지만 중장기적 상승 추세가 살아있기 때문에 조정을 거치더라도 랠리는 지속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했다. 한편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코스닥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증시 작전세력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감시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윤 위원장은 "일부 코스닥 종목들이 과도하게 오르고 있다"며 "시장이 건전하게 움직이고 있는지 여부를 따지고 문제점을 파악하라"고 덧붙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