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카드사용액이 늘고 백화점 매출도 증가세로 반전되는 등 내수경기가 바닥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성경 기자 나와있습니다. 내수부진에서 탈출하는 징후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까? [기자] 첫번째 징후는 내수경기를 시차없이 반영하는 카드사용 금액이 크게 증가한 점입니다. 지난해 4/4분기 현금서비스와 카드대환론을 제외한 순수한 카드사용 금액은 44조8천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것은 2003년 같은기간 40조5천억원에 비해 10.6% 늘어난 것이고 최근 2년만에 최대 규모입니다. 그동안 카드소비 추이를 살펴보면 2년전인 지난 2002년 4/4분기 45조원을 정점으로 급감해 2004년 1/4분기와 2/4분기 38조-39조원까지 떨어졌다가 4/4분기 들어 크게 늘어났습니다. 물론 4/4분기는 연말이라는 계절적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섯부른 내수회복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두번째 징후는 지난해 내내 감소세를 보였던 백화점 매출입니다. 이번 1월 정기세일 기간동안 백화점 매출은 식품을 제외할 경우 업체별로 6-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물론 날씨가 추워 동절기 상품이 반짝 특수를 보였다는 시각도 있지만 백화점 매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분명 의미있는 징후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수직하강하던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도 꿈틀대고 있습니다. [앵커2] 실제 서민이나 기업도 경기회복을 체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의미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산업자원부가 5,7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 BSI를 조사한 결과 매출, 내수, 투자 등 주요부문이 모두 100을 넘어섰습니다. BSI가 100을 넘어서면 지난해 보다 경기가 좋아진다고 응답한 업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지난해에는 내수부문 BSI가 100을 넘은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내수침체가 극심해서 30%대의 높은 증가세를 보인 수출호조를 모두 상쇄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내수부문도 100을 넘어서 최장기 내수침체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하반기나 돼야 내수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같은 추세라면 회복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앵커3] 내수회복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기자] 지난연말 일부 우량대기업을 중심으로 보너스가 두둑히 지급되며 중산층의 소비여력을 높였습니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직원들에게 7천억원을 보너스로 지급한 것을 비롯해 대기업의 연말 보너스가 무려 2-3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올해 기업의 투자확대에따른 기대심리도 강하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올해 4대그룹을 중심으로 600대 기업의 투자가 17%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요인은 국지적이고 심리적이라는 점에서 광범위한 경기회복의 근거로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앵커4] 그렇다면 최근 내수회복 징후의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입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기대치를 상회하는 주식시장 활황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증시는 두가지 측면에서 경기유도 효과가 있습니다. 우선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늘어나고 이는 투자확대와 고용창출로 이어져 가계소비가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주가상승으로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가 높아져 소비가 확대되는 부의 효과, 즉 자산가치증대 효과도 나타날수 있습니다. 이같은 자금 선순환은 내수침체에서 비롯된 장기불황을 조기 탈출할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앵커5] 각각의 요인들이 아직은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분명 의미있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수경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제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번주말에 발표되는 지난해 12월과 4/4분기의 산업활동동향입니다. 산업활동동향에서 의미있는 수치가 나올경우 각 경제주체들의 자신감 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자신감을 회복한후 주식시장 활황이 다음달까지 계속된다면 다음달 설특수와 맞물려 경제의 분위기를 돌려놓을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더욱이 올해는 상반기에 재정의 67%를 쏟아붇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대기하고 있고 국민의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감세안도 확정됐습니다. 연초 증시활황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 재정확대와 감세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최장기 내수침체에서 탈출하는 것도 가능하다라는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앵커6] 하지만 내수회복에 대한 섯부른 기대감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기자]- VCR 백화점 등 소비장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카드사용액 증가는 연말현상 때문이고 백화점 매출증가는 동절기 특수 때문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증시효과에 대해서도 몇가지 짚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앞서 증시활황은 기업의 투자를 확대해 고용을 늘리고 개인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드렸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투자위축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투자환경이나 미래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따라서 주식시장 호황이 곧바로 기업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40%를 상회하고 있어 외국인의 배만 불릴뿐 내국인의 자산증대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기대치 보다 설연휴 자금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나타나 설특수 또한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설자금 수요는 3조8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전망됩니다. 이것은 지난해 설 수요인 4조4천억원을 크게 밑돌뿐 아니라 지난 추석의 4조1천억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따라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하라는 주문입니다. 각 경제주체들이 아직은 내수회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앵커7] 내수회복 논란, 이성경 기자였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