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항 개발을 송파구가 추진한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공항 이전을 서울시 송파구가 적극 밀어붙이고 있다.


송파구 주요 길목에 공항이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거는가 하면 구의회 차원에서 구민 1만6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 및 건설교통부 등에 잇따라 진정서를 내고 있다.


송파구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현안에 대해 이처럼 열의를 보이는 것은 송파구 전체 면적의 약 68%가 서울공항과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안전비행구역으로 지정돼 고도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는 서울공항으로 인해 현재 고도제한(최고 60층) 등 각종 개발규제에 묶여 있다.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 등 지역 개발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송파구는 특히 서울공항 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남 대체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문정·장지지구 개발이 제한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구 의회 차원에서 '성남 서울공항 이전 송파구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킨 데 이어 공항이전을 요구하는 구민 결의대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송파구가 최근 들어 서울공항 이전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이상기류'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공항이전을 전제로 이 일대 개발계획을 수립한 성남시가 작년 말 '2020년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을 경기도에 제출했지만 상급기관인 경기도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경기도는 서울공항에 주둔하고 있는 군 부대의 이전이 확정돼야 공항개발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송파구 의회 관계자는 "성남시가 상급기관 눈치를 보느라 서울공항 이전문제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송파구가 실질적으로 가장 큰 재산상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에 소송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전을 촉구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