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들이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다음 대선까지 아직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데다 현재의 직책 등을 감안해 대부분 드러내 놓고 경쟁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 확산을 위한 물밑 작업에는 본격 착수한 상황이다. 일부 주자는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 정당인사와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차근차근 조직 보강에 나서고 있다.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손학규 경기지사 등이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강재섭 의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당의 개혁에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그는 당 선진화와 정책정당화 등을 주도,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탄광,시장,탈북자 거주지를 방문하는 등 연일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하며 '스킨십 정치'에 나섰다. 이 시장은 정무파트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정당 인사들을 정무 보좌역으로 잇달아 스카우트했다. 당과 유기적인 관계강화를 통해 지지기반을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다. 의원·언론과의 접촉도 늘리고 있다. 특히 그는 25일 대선도전 여부와 관련,"국민이 하라면 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손 지사는 민주화운동 경력을 바탕으로 한 개혁적 마인드를 부각시키고 있다. 또 '실사구시'와 '미래·최고경영자(CEO)형 지도자'를 내세워 '근대화 이미지'가 강한 박 대표·이 시장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새해들어 전직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예방하는가 하면 소장파 의원들과도 자주 만난다. 그도 당직자들을 영입,정무 기능을 보강하고 있다. 5선의 강 의원은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대권 행보에 뒤늦게 가세했다.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해 '콘텐츠'를 채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당내 최대 모임(36명)인 '국민생각'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기반을 닦고 있다. 그는 일단 오는 5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 지도력을 검증받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주자들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이달초 박 대표의 당직 인선에 대해 다른 주자들은 "'박근혜당' 만들기"라며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