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업지배구조 관련 법인 '사베인-옥슬리법'의 엄격한 규정 때문에 뉴욕 증시 상장을 포기하거나 뉴욕 증시를 떠나는 외국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중국 4대 국유 은행인 중국건설은행(CCB)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한다는 계획을 철회,홍콩 증시에서만 기업공개(IPO)를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행(BOC)도 NYSE 상장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국의 금호타이어와 중국의 국제항공공사(에어차이나) 역시 최근 NYSE 대신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상장을 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에 대해서도 사베인-옥슬리법이 적용됨에 따라 이미 미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들마저 속속 미국을 떠나고 있다. 지난해 나스닥에서 10개,NYSE에서 2개 외국기업이 각각 상장을 철회했다. NYSE에 상장된 외국기업이 자진해 떠난 경우는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없었다. 반면 지난해 NYSE에 상장한 외국기업 수는 8개에 불과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외국기업 수는 더 줄어드는 반면 기존에 상장했다가 뉴욕을 떠나는 외국기업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 엔론,월드컴 등의 대형 회계부정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2002년부터 이 법을 도입,기업회계 기준과 회계 투명성을 엄격히 규정해왔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