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 대치동 은마등 일부단지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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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재건축 안전진단 업무를 각 구청에 일임한 조치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안전진단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지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소형평형의무비율 건립,분양권 전매제한 등 강력한 재건축 억제 조치가 여전히 남아있어 다른 재건축아파트들은 별 수혜를 입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조치가 미약한 규제완화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재건축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안전진단 때문이 아니라 소형평형 의무비율 건립,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용적률 제한,전매제한 등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밀도지구에 이어 재건축을 추진한 강동구 고덕택지개발지구나 강남구 개포택지개발지구 소재 저층 재건축단지들은 안전진단을 무난히 통과했으나 개발이익환수제 등에 발목이 잡혀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구철 한국도시정비전문관리협회 회장은 "재건축 허용연한에 도달한 단지들은 재건축 기간이 6개월정도 단축되는 효과를 보겠지만 재건축사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들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전진단 통과가 문제가 됐던 단지들은 이번 조치의 수혜를 입게 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서울시가 아파트값 폭등을 우려해 여러차례 안전진단 통과를 반려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구청은 안전진단을 통과시켜 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은마아파트는 앞으로 안전진단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재건축 초기단계인 강남 소재 중층 재건축단지 등은 이번 조치의 수혜를 보게 됐다.
현도컨설팅의 임달호 대표는 "일반적으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경우 수익성이 없더라도 재료가 터지면 묻지마 매수세가 몰리면서 호가가 오른다"며 "일부 안전진단을 추진 중인 아파트들의 호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은마아파트의 경우 서울시의 조치가 발표된 이날 매물이 자취를 감추었다.
지난해 10월 5억5천만원 수준이던 31평형은 현재 6억2천만원 아래에선 매물을 찾기 어렵다.
인근 금탑공인 관계자는 "1주일 전부터 안전진단을 통과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매물이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래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수세는 6억원 이하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팔자는 6억2천만원 이상이어서 호가공백이 2천만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한편 기존에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 각각 3백가구 혹은 1만㎡ 이상에 대해서만 허용했던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을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을 합쳐 3백가구 이상 혹은 1만㎡ 이상일 경우 가능하도록 지정요건을 대폭 완화함에 따라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이 섞인 곳의 재건축 추진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