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주 '날벼락' ‥ LG전자 "납품업체 30%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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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부품주들이 25일 코스닥시장에서 'LG전자의 납품업체 감축'이라는 돌발 악재로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LG전자가 이날 기업설명회를 통해 국내 납품업체를 30% 줄이되 대만에서 일부 부품을 공급받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LG전자발(發) 악재'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시각을 나타냈다.
LG전자가 납품업체를 줄이면 휴대폰 부품업체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 많다.
반면 오히려 혜택을 볼 것이란 분석도 있다.
LG전자의 휴대폰 부품업체에는 LG그룹 관계사나 비상장업체가 많아 이를 정리하면 결국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우량업체들은 거꾸로 실적호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시각이다.
◆LG전자발 대형 악재
LG전자는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오는 5월까지 평택으로 휴대폰 공장을 통합하고,현재 2백개에 달하는 부품업체를 30% 정도 줄이되 대만 등에서도 납품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표 직후 코스닥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휴대폰 부품업체들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휴대폰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한성엘컴텍은 이날 7천8백원으로 전날보다 9.09% 떨어졌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을 만드는 심텍도 5천60원으로 4.16% 하락했고,키패드 납품업체인 유일전자는 3.60% 하락한 2만9천4백50원에 마감됐다.
휴대폰 케이스 생산업체인 재영솔루텍 역시 3.89% 하락한 3천7백원으로 주저앉았다.
서울반도체 파워로직스 아모텍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증권 임정민 연구위원은 "당장 올해 큰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가격 인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대만에서 일부 부품을 들여오겠다고 한 것은 결국 값이 싼 제품을 채용하겠다는 의도로 국내 업체에도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휴대폰 케이스 등 범용제품은 물론 카메라모듈 등 고급제품도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량주엔 기회다
동원증권 노근창 선임연구원은 "LG전자의 이번 납품업체 정리방침은 결국 특수관계에 있는 납품업체를 정리하겠다는 의도"라며 "고급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오히려 수익을 늘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한 전문가는 "삼성전자의 케이스 납품업체는 7개 정도인 데 반해 LG전자는 13~14개 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아왔다"며 "이중 상당수는 노출이 안된 비상장업체로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로 추정돼 효율적인 부품조달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김운호 선임연구원은 "LG전자에 대한 매출비중이 업체마다 달라 누구는 좋고 누구는 나쁘다고 아직 말할 수 없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기술력이 있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휴대폰 부품업체 중 옥석을 가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임 연구원은 "납품을 지속하게 되는 업체도 가격 인하 압력으로 싼 값에 물량을 공급하든지 아니면 일부 물량을 포기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든지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휴대폰 업체로서 당장은 딜레마에 빠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급제품은 국내업체가,중저가제품은 대만업체가 차지하는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