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초 급등한 채권 금리를 잡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은 좀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5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수익률)는 한때 4%대로 급등,작년 8월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직전 수준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오후 들어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연초 주가상승에 이은 경기회복 징후에다 하루종일 출렁거린 금리에 시장참가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정부정책 정부는 새해벽두인 지난 3일 1월 중 국고채 발행물량을 크게 늘리고 10년물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부터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뛰면서 채권금리 상승을 주도했고 3년물과 5년물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어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13일에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저금리 부작용을 강조하며 콜금리 인하가능성을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 여파로 불과 10여일새 지표금리(국고채 3년물)가 0.6%포인트 치솟았다. 이렇게 채권시장을 흔들던 정부·한은은 시장을 패닉상태로 몰아넣고서야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한은은 19일과 24일 두차례에 걸쳐 2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직접 사들였다. 재경부는 25일 다음달 국고채 발행물량을 연평균(5조원)보다 훨씬 적은 3조원 내외로 줄이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정부와 한은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25일 지표금리는 한때 연 4.02%까지 올랐다가 3.87%에 마감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것. ◆산재한 변수들 위상식 한일투신 이사는 "정부가 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지만 은행권의 손절매 물량과 경기회복 징후,2월 중순 금융통화위원회 등이 모두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금리는 언제든 다시 뛰어오를 여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수급측면의 변수는 은행권의 손절매 물량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여전히 은행과 증권사에 손절매할 매물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은 대단히 유동적이고 정부 대책발표 시점이 매도타이밍이라는 인식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거시경제지표에서 회복조짐이 보일 경우 향후 금리를 급격하게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소한 한은이 추가로 콜금리를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악재라는 설명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