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 중반부터 90년대 한국 남자탁구를 호령했던 `왕년의 스타' 유남규(37) 농심삼다수 코치와 김택수(35) KT&G 코치간 맞대결이 추진된다. 대한탁구협회가 다음 달 17∼18일 상무체육관에서 세계 정상급의 4명을 초청,한국 대표 4명과 기량을 겨루는 `KT&G 세계 톱랭커 초청대회' 개막전 이벤트로 왼손과 오른손 `드라이브 달인'간 11점 1세트 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것. 2004아테네올림픽 때 만리장성을 허물고 16년 만에 금메달 쾌거를 이룬 `탁구황제' 유승민(23.삼성생명)의 스승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둘은 유승민이 나타나기 전까지 남자 간판 자리를 다투며 한국 남자탁구를 양분했다. 유 코치는 16세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에서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89년 세계선수권 혼합복식과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단체전까지 제패, 세계 탁구를 주름잡았던 인물. 99년 5월 은퇴한 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는 남자 대표팀 코치로 유승민의남자복식 금메달을 조련했다. 반면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단식 챔피언에 오른 김 코치는 유 코치가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2000년 초반까지 국내 최강자로 군림해왔고 지난해 3월 지도자로 변신,아테네올림픽 때 남자팀 코치로 벤치를 보며 유승민의 금메달 쾌거를 이끌었다. 지난해 종합선수권대회 때 17년 대표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식을 가진 김 코치가유 코치와 맞붙는 건 99년 이후 6년여 만이다. 이번 맞대결은 최고의 쇼맨십을 자랑하는 두 고수가 테이블에 올라가기도 하고펜스를 뛰어넘어 롱랠리를 펼치는 진기명기를 펼치게 되지만 승부도 관심거리. 환상적인 왼손 드라이브가 일품인 유 코치는 지난해 협회의 결정으로 떼밀리다시피 코치직을 그만뒀고 그 자리를 대신 호쾌한 파워드라이브가 장기인 김 코치가꿰찼고 둘은 실업팀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사이여서 미묘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2년 선.후배 사이로 한국 남자탁구를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렸던 두 코치의 맞대결은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