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언론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등장하는 게 부정부패 사건이다. 수많은 기업인과 관리, 은행고위 인사들이 부패혐의로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고속 성장과정에서 축적된 모럴해저드 현상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80∼90년대 부정부패의 주종이 밀수였다면 지금은 국유자산 유출이다. 국유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국가재산을 빼돌리는 사례다. 규모도 상장회사를 통째로 손에 넣을 만큼 커졌다. 최근 랑셴핑(郞咸平) 홍콩 중문대학 교수가 제기한 국유재산 유출 논쟁은 단적인 예다. 그는 광둥성의 대표적인 민영기업인 커룽(科龍)의 구추쥔(顧雛軍) 회장을 모럴해저드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공격했다. 구 회장이 노린 것은 중국정부의 국유기업 내부경영자인수(MBO)작업이었다. 랑 교수는 "구 회장이 편법회계로 회사 장부 가치를 낮추는 방식으로 MBO를 통해 국유기업이었던 커룽을 헐값에 인수했다"며 "41억위안(1위안=약1백30원)의 회사를 인수하면서 그가 낸 돈은 고작 3억위안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한때 중국과학기술의 선두 주자로 찬사를 받았던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의 창춘반도체공장은 민영화 과정에서 관련자의 농간으로 기왓장 하나 남지 않은 빈털터리가 되기도 했다. 작년 선지수(審計署·감사원)의 적발로 철창신세를 져야했던 사람만 7백50명.그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고,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게 선지수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