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임원도 우리 식구"..대기업들 '떠나는 ★' 예우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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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기임원 인사의 스포트 라이트는 역시 새롭게 별을 단 신규 임원에 집중되기 마련된다.
그러나 새 별의 화려한 등장 이면에는 정든 직장을 떠나야 하는 '스러진 별'의 비애도 적지 않다.
퇴직 임원들에겐 오랜 기간동안 몸을 바쳐 일해왔던 직장을 떠난다는 것이 무척이나 두려운 일이다.
회사로서도 그들의 연륜과 노하우를 한 순간에 잃는 것은 큰 손실이기도 하다.
퇴직 임원들에게 다른 환경에 적응할 물질적.시간적 여유를 주고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기업들의 임원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는 배경이다.
'영원한 동지애'를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의 경우 부사장급 이상은 퇴직 후 2∼3년간 비상근 상담역을,전무급 이하는 1년간 소속회사 자문역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비상근이긴 하지만 퇴직 전 연봉의 60%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는 게 삼성측 설명.또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둔 전직 임원들의 모임인 '성우회'를 통해 전직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창업이나 재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문서작성이나 은행업무를 도와주는 공동비서도 두고 있다.
생일날 카드와 축하케이크를 전달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하면서 삼성에 대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영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회사의 역할이다.
LG는 사장급 이상 퇴직 임원에게 1∼2년 간 고문직을 부여하고 일정 급여와 차량을 지급하는 한편 서울 서초동에 있는 'LG클럽'에 개인사무실까지 제공하고 있다.
LG클럽은 그룹 성장의 주역인 임원들을 예우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됐다.
전·현직 임원 간 친목 도모의 장으로 활용하면서 각종 창업관련강좌도 개설,재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부사장급 이상 퇴직 임원들도 2년간의 자문역 자리와 함께 LG클럽에 공동 사무실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전무급 이상의 경우 1년이상 비상임 이사나 고문으로 위촉,경영 노하우를 흡수하고 있다.
협력업체 또는 계열사 임원으로 일정기간 자리를 봐주기도 한다.
서울 청담동에 퇴직임원들의 모임인 '현친회'사무실을 마련,정보교류 등의 장소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
현재 2백10여명의 임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SK는 임원 퇴직시 전무이상은 3년간,상무는 1∼2년간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재직시 급여의 80% 정도를 지급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퇴직임원 일부를 2년간 상근고문으로 위촉,월 5백여만원의 급여와 사무실 및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퇴직 임원을 위한 친목단체인 한화회도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를 위해 평생을 바친 임원들이 퇴직 후에도 건강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직원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