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랠리 불꽃이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옮겨 붙고 있다. 그동안 랠리를 주도해온 DMB(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 관련주 등 중저가 테마주들이 무더기로 하한가로 돌아서며 꼬리를 내린 반면 하나로텔레콤 등 대형주는 힘을 받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이끄는 선도주가 우량 대형주로 바뀌면 시장 변동성도 그만큼 완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대형주 매매 비중이 높은 기관과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눈여겨 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대형주,모처럼 불붙다 26일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세로 돌아섰다. 테마주 랠리에서 '왕따'당한 설움을 한꺼번에 털어내기라도 하듯 상승폭이 컸다.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하락 반전됐으나 코스닥스타지수는 2.07% 올라 오랜만에 '이름값'을 했다. 아시아나항공다음커뮤니케이션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아시아나는 전날보다 10.68% 오른 4천40원에 마감됐다. 이 회사 주가가 4천원대에 오른 것은 지난 2002년 5월27일 이후 처음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장기적인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대량 거래 속에 7.74% 상승했다. 5억달러의 해외 채권 발행에 성공한 하나로텔레콤과 실적 호전 기대감이 반영된 NHN도 3%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가 오름세였다. 코스닥 기업의 실적 전망이 거래소에 비해 밝아 대형주가 힘을 내면 코스닥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증권은 "주요 코스닥 기업 66개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49.6%,18.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1백53개 거래소 기업은 5.5%와 4.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며 "최근 랠리에서 소외된 코스닥 우량주는 펀더멘털 개선과 주가 저평가라는 두가지 호재를 갖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관·외국인 동향을 주목하라 전문가들은 최근 금액 기준으로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들이 꾸준히 사들이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선호 종목인 중저가 테마주는 주가 변동성이 워낙 커 매매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테마주 가운데 상당수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무한투자 넥서스투자 한미창투 제일창투 등 창투주와 서화정보통신 씨앤에스 등 DMB주 등은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중앙백신 에스디 등 바이오주,에이스테크 필링크 등 와이브로주(휴대인터넷)도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이날 하한가 종목은 작년 7월29일(76개) 이후 가장 많은 66개에 달했다. 반면 상한가 종목은 73개로 10일 만에 1백개를 밑돌았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비우량주에서 우량주로 매기가 이전하는 모습이 뚜렷하다"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꾸준히 사들이는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에스에프에이 주성엔지니어링 LG마이크론 하나로텔레콤 CJ홈쇼핑 파라다이스 코아로직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주로 순매수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25일까지 기륭전자 피케이엘 에스에프에이 서울반도체 매일유업 등 우량주를 주로 순매수했다. 기관도 NHN 코아로직 파워로직스 인탑스 엠텍비젼 등 업종 대표주를 많이 사들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