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이라고 하는 히말라야 산맥,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산이다. 발을 딛고 서 있는 인간이 가장 높이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에베레스트는 그 존재만으로도 무한한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킨다. 오르고 싶은 욕망과 미지에의 꿈이 서려있는 듯 하다. 그러기에 수많은 산사나이들이 이 곳을 찾았고 청춘을 바친 사람들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에베레스트'라는 이름은 인도의 측량국 국장이었던 영국인 조지 에베레스트의 이름을 딴 것으로 1865년에 붙여졌다. 그 전까지는 '피크 15(Peak XV)'라는 측량부호로 표기됐을 뿐이다. 그러나 티베트에서는 초모룽마(나라를 지키는 여신),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눈의 여신)로 불리고 있는데 중국은 에베레스트 이름에 반발하며 초모룽마를 고집하고 있다. 아직도 전인미답의 고지가 남아있는 에베레스트는 그 높이를 둘러싸고 종종 논란이 되곤 한다. 에베레스트의 최초 공식 높이는 벵골평야의 6개 지점에서 측정한 8천8백40m였다. 측량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높이도 점차 바뀌어 현재 인정되고 있는 8천8백48m는 1954년 인도 측량국 직원인 가라티의 수치다. 그동안 에베레스트는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여러 기관에서 발표했는데 6년 전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NGS)가 2m 솟았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반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프랑스·이탈리아 합동산악팀이 레이저를 이용해 측정한 자료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마침내 에베레스트의 높이를 다시 재보겠다고 중국이 나섰다. 중국과학아카데미와 중국지리조사국이 공동으로 오는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에 걸쳐 정확한 높이를 측정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몇 달 후면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산이 융기되는지,아니면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높이가 낮아지고 있는지 판명될 것이다. 남극 북극과 함께 제3의 극으로 불리는 에베레스트는 지금도 온갖 신비속에 묻혀 있다. 해발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하나라도 그 베일을 벗겨보려는 궁금증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