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 SH공사 사장은 국내 처음으로 아파트 원가공개,임대 및 분양주택 혼합배치 등을 통해 부동산시장의 투명성과 주거문화 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신기술 도입,원가 절감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영실적도 크게 높였다. 먼저 SH공사는 지난해 공기업과 민간 건설업체를 통틀어 처음으로 아파트 원가를 공개했다. 이 결정으로 정부와 건설업계,시민단체 사이에 벌어지던 분양 아파트 원가공개 논란은 '공공택지 내 전용면적 25.7평(분양면적 32평형) 이하 아파트 원가공개'로 매듭지어졌다. 이어 아파트 분양가 자율인하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김 사장은 경영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원가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민간업체 아파트와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격이 너무 싸면 가수요를 불러오게 된다"며 "대신 수익금은 임대주택 건설자금으로 쓰고 지난해부터 연간 1백억원씩을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용 임대아파트와 일반 분양아파트를 같은 동(棟)에 섞어 짓는 방식은 '아파트 공동체'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같은 단지라고 해도 임대아파트 동과 일반 분양아파트 동을 따로 건설하다보니 임대아파트 주민과 일반 분양아파트 주민간 단절 등의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건축공사에 들어간 송파구 장지,강서구 발산지구의 아파트를 이런 방식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건설교통부도 임대와 분양아파트 혼합배치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일시적으로는 혼란이 동반되는 이러한 '혁신 경영'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3년의 경우 매출액은 3천7백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0.2% 늘었다. 순이익(3백43억원) 증가율은 70%에 달했다. 지난해 실적집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와 함께 SH공사는 경영정부 제공,수시 대화창구 가동,정기 노사협의회 개최 등을 통해 무분규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엔 노동부로부터 신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오는 2010년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태스크포스팀을 가동 중"이라며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해 조직을 보다 탄력적으로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