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규모 국제회의나 전시회 등 이른바 컨벤션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컨벤션 학과를 두고 있는 16개 대학 및 7개 관련업체ㆍ단체ㆍ연구소 등과 컨벤션 클러스터(집적지)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제조업을 유치하기 어려운 서울시가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새로운 산업 발굴이 시급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미있는 일이다. 지금 세계경제포럼이 열리고 있는 다보스에서 보듯 성공적인 국제회의 하나가 해당 도시와 국가에 가져다주는 이익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호텔 관광을 비롯한 연관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뿐만 아니라 도시와 국가의 이미지 개선이나 브랜드 가치 제고 등 무형적 측면까지 감안하면 컨벤션은 전략산업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국제회의나 전시회 등을 둘러싸고 각 도시와 국가들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전략산업이라 해도 어느 정도 승산이 있어야만 비로소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서울시는 그런 점에서 한번 해볼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간 국제회의 건수에서 우리나라는 1백60건으로 미국 1천68건,프랑스 6백47건,독일 4백87건 등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지만 우리가 컨벤션에 눈을 돌린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전의 여지는 많다. 특히 주목할 것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의 절반 정도가 바로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앞으로 서울이 금융 등 경제 중심지로 발전하면 할수록 컨벤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도시 기준의 연간 컨벤션 개최 건수에서 파리(2백72건) 제네바(1백88건) 등 유럽 도시들이 앞서고 있지만 아시아에서 싱가포르가 연간 1백22건을 유치하며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서울시가 적어도 아시아의 컨벤션 중심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그러자면 특히 역점을 둬야 할 것이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 개발과 관련업체간 유기적 네트워크다. 서울시가 대학 및 관련 기업ㆍ단체ㆍ연구소 등과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럴 듯한 외형적 모습이 아니다. 국제회의나 전시회의 유치단계에서부터 전과정에 걸쳐 어떻게 하면 참여기관들을 효율적으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느냐가 핵심이다. 서울시의 컨벤션 육성노력이 결실을 거둬 국내 컨벤션산업이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