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정책적인 목적에 의해 시작된 토종 사모펀드(PEF)는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미국 베인앤컴퍼니의 글로벌 디렉터로 승진한 박철준 베인앤컴퍼니코리아 공동대표는 27일 "사모펀드는 정치적인 입김에서 벗어나 수익률만이 목적이 돼야 하는데 현재 논의 중인 토종 사모펀드는 시작부터 '외국계 펀드의 대항마'라는 정책적 목적을 갖고 출범하는 만큼 우수한 펀드매니저들을 영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보력의 부족,펀드매니저들에 대한 미약한 보상 체계,외국계 펀드에 크게 못 미치는 인지도 등으로 토종사모펀드는 투자자와 펀드매니저 모두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토종 사모펀드는 당분간 외국계 펀드와 경쟁하기보다는 펀드 시장에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박 대표는 "올해 재계의 최대 화두는 인수합병(M&A)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A는 세계적으로도 성공확률이 20% 미만인 고난이도의 경영기법"이라며 "전문 인력을 확보해 철저한 전략 아래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번에 글로벌 디렉터로 승진함에 따라 앞으로 베인 미국 본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디렉터는 전세계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3천명(파트너 3백명) 중 50여명에 불과하다.


박 대표의 승진으로 서울사무소는 이성용,신종원 공동대표를 포함해 세명의 글로벌 디렉터를 배출하게 됐다.


그는 "글로벌 디렉터가 3명이나 나올 만큼 베인 서울사무소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초우량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