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새해 들어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들의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 증권업종지수는 27일 증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1.29% 올랐다. 장중 한때 6% 가까이 급등했다. 증권업종지수는 전날에도 4.51% 뛰었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총 거래대금은 이날 4조7천억원을 넘어섰다. 거래량도 11억주를 훨씬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의 급속한 증시 유입 △증권업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성 제고 △정부의 증권업 규제 완화 정책 등에 힘입어 증권주가 올해 가장 주목할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대금,손익분기점 웃돌아 증권업계는 하루 거래대금이 2조원대 후반이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는 2조5천억원대,중소형사는 3조원대면 손익구조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거래대금이 4조∼5조원대로 급증했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모처럼 호황을 맞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조용화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의 증권주 상승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었다면 지금은 거래대금 증가라는 펀더멘털(기초 여건) 개선을 수반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승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낙관적이다. 심규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 유지,적립식펀드의 인기,연기금 주식 투자 확대,퇴직연금제 도입 등을 감안하면 올해 증시 자금 유입 전망은 과거 어느 때보다 밝다"며 "특히 개인들의 자금이 증시로 속속 이동하고 있어 거래대금은 적어도 3조원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개인 자금의 증시 유출입을 나타내는 실질 고객예탁금은 올들어 이달 25일까지 4천3백39억원이 순유입돼 작년 5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체질개선 따라야 강세지속 가능 하지만 주식 수익의 절반 이상을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거래대금 증가만으로 증권주를 재평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이철호 동원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경험을 감안할 때 거래대금 증가만을 재료로 증권주가 석 달 이상 강세를 지속한 적은 없었다"며 "최근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를 일시적으로 완화시켜주는 '모르핀효과'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이에 대해 심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늘어날 경우 오히려 증권사들이 안정적인 이익기반 속에서 체질을 바꿔나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며 굳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