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0·고려대)이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05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축구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또다시 두 골을 추가하며 한국팀 우승을 견인했다. 4경기에서 무려 9골1도움을 기록하며 지난 63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박인선이 기록한 청소년대회 최다골 기록(8골)을 갈아치웠다. 득점왕에 오른 박주영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MVP(최우수 선수)에 이어 두번째로 MVP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대구 반야월초등학교 때 축구화를 처음 신은 박주영은 이미 청구고 시절부터 4개 대회 득점왕을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1년에는 브라질 지코축구학교에서 1년간 '삼바 축구'의 기본기를 배웠다. 민첩한 중심 이동과 드리블 중에도 상대 수비의 몸동작을 읽어내는 순간 판단력,뛰어난 슈팅 타이밍 능력 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축구 전문가들은 박주영이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으로 이어져 온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IQ 150으로 알려진 박주영은 좋은 머리 때문에 축구를 포기할 뻔했다. 부모가 "축구 대신 공부를 하라"며 다그쳤던 것.그러나 축구에 빠진 박주영과 그의 장래를 내다본 코치는 부모를 설득했고 결국 한국 축구의 '내일'을 짊어질 '젊은 영웅'으로 떠오르게 됐다. 박주영이 키 1백82cm 몸무게 70㎏의 '가냘픈 몸매'로 몸싸움 능력이 부족하고 경험이 많지 않아 당장 국가 대표로 선발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으나 그의 대성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한편 한국팀은 이날 박주영과 김승용의 골에 힘입어 일본을 3-0으로 대파하고 새해 첫 국제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은 일본과의 청소년대표팀 역대 전적에서 23승5무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일본에 3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 것은 1970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5-0 대승 이후 35년 만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