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지금까지 유통업 등 내수산업과 부동산경기까지 살펴봤습니다. 지금부터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정책적 과제를 살펴봅니다. 이성경 기자 나와있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바로 카드사용인데 최근 카드사용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만. [기자] 2003년부터 2년동안 지속적으로 급감했던 카드사용 금액이 지난해 4/4분기 플러스로 반전했습니다. 지난해 4/4분기 현금서비스와 카드대환론을 제외한 순수한 카드사용 금액은 44조8천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것은 2003년 같은기간 40조5천억원에 비해 10.6% 늘어난 것이고 최근 2년만에 최대 규모입니다. 그동안 카드소비 추이를 살펴보면 2년전인 지난 2002년 4/4분기 45조원을 정점으로 급감해 2004년 1/4분기와 2/4분기 38조-39조원까지 떨어졌다가 4/4분기 들어 크게 늘어났습니다. 물론 4/4분기는 연말이라는 계절적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섯부른 내수회복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10월과 11월은 카드사용 금액이 14조원 안팎이었지만 12월에 16조원을 넘어서면서 전체 수치를 끌어올린 것입니다. [앵커2] 올들어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카드사별 마감이 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습니다만 현장에서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1조원 정도 줄어든 15조원 안팎이 될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1월이 비수기이고 비교시점인 전월이 12월이라는 점에서 좀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1월을 비교해 봤더니 2003년1월은 14조6천억원, 2004년1월은 12조8천억원이었습니다. 만일 올 1월에 예상대로 15조원 정도가 나올 경우 카드사용이 급감하기 전인 2년전 수준을 회복했음을 의미합니다. 금리도 급상승 추세입니다. 통상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가 올라가는데 올들어 3년물 국고채 기준 50bp나 급등했습니다. 물론 최근의 금리급등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왜곡현상에 가장 큰 원인이 있지만 결국은 경기회복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3] 각 요소들이 일부 한계는 있습니다만 분명 의미있는 반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는 내수경기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제 박승 한국은행 총재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경제동향간담회의 결론입니다. 이들은 "최근 백화점.할인점 매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는 등 소비의 회복징후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소비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다만 "이런 변화가 탄력을 받아 본격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면서 소비회복의 시기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간 구입을 미뤄온 내구재소비가 신상품출시 등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살아난다면 소비회복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앵커4] 아직 조심스럽지만 분명히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렇다면 본격적인 내수회복 시점은 어떻게 예상됩니까? [기자] 내수회복의 시점에 대해 그동안 정부는 하반기, 민간연구소들은 하반기 이후로 예상한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연구소들은 전망치를 재검토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어제 산업연구원(KIET)은 2/4분기부터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것은 최근 발간된 보고서 가운데 내수회복 시점을 가장 이르게 전망한 것입니다. 산업연구원이 제시한 근거는 가계신용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면서 중상위층의 유동성 제약이 완화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계소득과 소비와의 관계를 계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최근 소비가 장기균형수준, 즉 통상적인 수준으로 조정되는 마무리단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산업연구원을 시작으로 경제연구소들의 내수경기 재검토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5] 내수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는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지난연말 일부 우량대기업을 중심으로 보너스가 두둑히 지급되며 중산층의 소비여력을 높였습니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직원들에게 7천억원을 보너스로 지급한 것을 비롯해 대기업의 연말 보너스가 무려 2-3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올해 기업의 투자확대에따른 기대심리도 강하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올해 4대그룹을 중심으로 600대 기업의 투자가 17%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요인은 국지적이고 심리적이라는 점에서 광범위한 경기회복의 근거로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기대치를 상회하는 주식시장 활황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우선 주가상승으로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가 높아져 소비가 확대되는 이른바 부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증시활황으로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늘어나고 이는 투자확대와 고용창출로 이어져 가계소비가 늘어나게 됩니다. 즉 최장기 내수침체 탈출을 주식시장이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6] 본격적인 내수회복의 신호는 언제즈음 확실히 나타납니까? [기자] 경제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내일 발표되는 지난해 12월과 4/4분기의 산업활동동향입니다. 산업활동동향에서 의미있는 수치가 나올경우 각 경제주체들의 자신감 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자신감을 회복한후 주식시장 활황이 다음달까지 계속된다면 다음달 설특수와 맞물려 경제의 분위기를 돌려놓을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더욱이 올해는 상반기에 재정의 67%를 쏟아붇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대기하고 있고 국민의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감세안도 지난주에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도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내일 발표될 산업활동동향은 지난해 12월과 4/4분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 시기는 여전히 내수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따라서 기대 이하의 수치가 나올 경우 최근의 상승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설특수도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올해 설자금 수요는 3조8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설특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내수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한발 후퇴할 수 있습니다. [앵커7] 마지막으로 정책적 지원과 과제를 짚어주십시오. [기자] 어제 경제동향간담회와 산업연구원 보고서가 한결같이 지적하는 것은 "미래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즉 고용불안과 고령화사회 라는 언뜻 보면 사회현상 처럼 인식되는 요인이 내수침체를 해결하는 핵심이라는 설명입니다. 산업연구원은 미래소득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자가 균형수준에 상응하는 소비를 하지 않는다면 소비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제동향간담회에서도 급속히 진행중인 고령화가 경제성장 둔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연금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국민들의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높은만큼 주식투자와 해외투자 등을 통해 운용수익을 높이는 것도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고용불안과 수명연장, 더욱이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으로 당장 가처분소득이 늘더라도 소비하지 않고 저축하게 되면 내수회복은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이와함께 재정의 조기집행 등 정부정책을 예정대로 실행하고 기업이 차세대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한가지 덧붙여 최근 코스닥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데 지난 2000년전후의 거품붕괴 과정을 겪지 않도록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8] 내수경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과 정책적 과제까지 살펴봤습니다. 이성경 기자였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