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검찰 조직 중 유일하게 금융사건만을 맡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금조부)가 최근 '슈퍼개미'들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슈퍼개미란 기업 인수·합병(M&A)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뒤 거액의 시세차익을 남기는 등 주식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일컫는 말. 슈퍼개미들에 대한 금조부의 실력발휘는 지난 26일 슈퍼개미 2명을 처음 구속하면서 시작됐다. 작년 12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 불과 한달만의 일이었다. 증선위로부터 수사의뢰가 오는 증권관련 사건의 경우 통상 6개월여가 소요되는데 비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수사에 속도를 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 관계자의 전언이다. 금조부의 초고속 수사의 명성이 널리 퍼져서인지 최근엔 한 지방검찰청에서 담당하고 있던 이른바 '원조 슈퍼개미' 경모씨 사건도 금조부가 맡게 됐다. 경씨는 개인투자자로서는 최초로 재작년부터 코스닥과 거래소를 넘나들며 거짓 M&A공시를 통해 주가를 띄운 뒤 보유주식을 처분해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올려 증권가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물. 증선위는 작년 10월 슈퍼개미로는 처음으로 경씨를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주가조작 대상기업이 경기 안산에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을 안산지방검찰청에 배당했다. 그러다 안산지청이 증권 관련사건 수사 경험이 풍부한 금조부가 수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키로 결정한 것.따라서 검찰 내부에서도 원조슈퍼개미 경씨 사건 수사도 훨씬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거래질서를 교란하며 선량한 개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겨준 슈퍼개미들을 응징해야 하는 일에 발벗고 나선 금조부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증시를 살리기 위해서도 그렇다. 금조부가 악질의 슈퍼개미들을 축출해 명실상부한 '슈퍼개미 전문킬러'가 되길 기대해 본다. 정인설 사회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