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시판(전문점 판매)시장의 유통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개념 화장품 전문점인 브랜드숍 매장수가 이미 1천여개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에는 드럭스토어라는 신(新)유통형태의 세확장이 예고되는 등 시판업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태평양 '휴플레이스',에이블씨엔씨 '미샤',더페이스샵코리아 '더페이스샵',LG생활건강 '뷰티플렉스' 등 브랜드숍 업계 상위 4개사의 매장수가 9백27개에 달했다. 보브 '캔디샵',소망화장품 '뷰티크레딧' 등 군소 업체들까지 따져보면 현재 브랜드숍은 1천개를 돌파,약 8천개에 달하는 화장품 전문점의 1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4개사가 올 1월 한달간 오픈한 매장수만 해도 총 1백개.후발업체인 '뷰티플렉스'와 '뷰티크레딧'은 연말까지 각각 1백80여개,80여개 추가 개점을 목표로 잡았다. 브랜드숍은 올해 1천5백∼2천여개까지 늘어나고 매출액은 현재 1조2천억∼1조5천억원대로 추산되는 시판시장(화장품 전체는 5조원)의 약 25∼3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경쟁 양상은 '외형 확대'에서 '내실 다지기'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미샤''더페이스샵' 등 프랜차이즈 방식의 저가 화장품이 연간 2천억원대 규모의 어엿한 시장으로 자리잡기는 했지만 유통망 확대에는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많다. 가맹점 형태가 아닌 제조사 직거래 유통방식의 브랜드 매장 '휴플레이스''뷰티플렉스' 등도 실제 매출 증가가 따라주지 않으면 기존 전문점들의 브랜드숍 전환이 계속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LG생활건강측은 "해외 유명상품,네일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뷰티플렉스' 전환 후 매출액이 이전보다 평균 35%정도 늘어났다"며 "앞으로는 단순한 매장확대보다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으로 점포당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업체간 명암이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시판 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드럭스토어 체인이다. 한국에선 아직 낯선 신(新)유통 형태로 지난 99년 말 CJ가 '올리브영'을 선보이며 국내에 드럭스토어 개념을 도입했다. CJ는 올해 20개 체인을 추가 오픈,지난 5년간의 실적(19개)을 한햇동안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리브영' 매출의 절반이 화장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체인점 확대와 함께 화장품 매출액도 상당한 신장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LG유통이 아시아 최대 드럭스토어 체인업체인 AS왓슨과 손잡고 오는 3월 'GS왓슨스'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태세다. 국내 화장품 시판시장에서 드럭스토어 경로 매출액 비중은 현재 전체의 1∼2%에 머무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시판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일본의 경우에 비춰볼 때 향후 태풍의 핵이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