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가 사고치는 것은 시간 문제일지 모른다"고 윌리엄 도널드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경고했다. 세계경제포럼 참석차 다보스를 방문한 도널드슨 위원장은 29일 "헤지펀드 사고는 언제 터질지 모른다"며 "헤지펀드는 성격상 고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시장 조작과 편법운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고수익에 집착하는 헤지펀드의 특성 때문에 SEC가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슨 위원장은 나머지 4명의 SEC 위원 가운데 민주당계 2명과 동조해 지난해 10월 헤지펀드 규제를 대폭 강화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06년부터 헤지펀드 등록이 의무화되며 SEC는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펀드를 불시 점검할 수 있다. SEC의 규제 강화에 대해 미국 재계는 상당한 불만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소송까지 제기했다. 또 백악관은 올해 73세인 도널드슨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위원을 포함,2명의 민주당계 위원을 공화당 인사로 교체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도널드슨 위원장은 헤지펀드 규제가 실행되면 우선 1천개가량이 등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시카고 소재 조사기관인 '헤지펀드 리서치'는 작년 4·4분기 중 헤지펀드에 순수하게 들어온 자금이 2백70억달러로 지난 2000년 집계가 시작된 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9%였으며 작년 말 기준으로 헤지펀드 총 규모는 2003년보다 19% 늘어난 9천7백26억달러로 집계됐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