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의 복합폴리프로필렌(PP) 중국영업 담당인 송대석 과장은 서울 본사에 책상이 없다.


그의 근무처는 드넓은 중원 땅.그래서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이 아닌 중국으로 출근한다.


주말을 이용해 2~3주에 한 번씩 서울에 들르지만 빨랫감을 맡기거나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일 뿐,사무실엔 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송 과장이 본사와 연락을 끊고 지내는 건 아니다. 그의 중국 내 업무는 노트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삼성토탈에서 이렇게 노트북 하나만 달랑 들고 중국으로 출퇴근하는 인원은 5명.


하지만 내달 중순부터는 중국 출퇴근 인력이 20여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대상도 마케팅 연구개발(R&D) 등 전 사업부문으로 확대된다.


◆왜 '모바일 오피스'인가


삼성토탈이 이른바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로 불리는 독특한 영업방식을 도입한 것은 지난 2001년부터.고홍식 사장이 "영업사원들은 근무시간에 내 눈 앞에 보이지 말라"며 모든 영업사원의 책상을 치워버렸다.


고객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24시간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국내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오피스 제도가 서서히 자리를 잡으면서 마침내 2003년 4월부터는 중국까지 확대 운용하게 된 것이다.


현지에 '1인 주재 사무실'이 몇 곳 있지만 비용을 줄이면서 중국 전역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이 제도가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전을 중심으로 중국 남부지역 1백여 거래처를 관리하고 있는 송 과장은 "개인적으로 고되긴 하지만 사람을 쉽게 못믿는 중국인들도 영업사원이 서울 본사에서 출장왔다고 하면 흡족해한다"며 "본사에 앉아 전화로도 영업할 수 있지만 현지의 생생한 정보를 입수하려면 힘들어도 이렇게 발로 뛰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이 회사가 중국 시장에 모바일 오피스 제도를 도입한 이후 신규거래처가 30% 이상 늘었다.


◆전 사업부문으로 확대


삼성토탈은 이 제도의 성과가 예상보다 좋게 나타나자 올해 제도를 전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토탈은 이를 위해 상무급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오는 내달 중순께 마케팅팀 R&D부서 등에서도 인력을 뽑아 '중국 모바일팀(가칭)'에 합류시키기로 했다.


수지수출사업부에서도 기존 인력의 2배를 모바일팀으로 파견키로 했다.


◆아예 사업부 전체를 옮겨?


삼성토탈은 중국 내 영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아예 중국관련 부서를 통째로 중국 현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서울에서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중국을 내수 시장으로 삼아 현지에서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영업 마케팅 R&D 할 것 없이 중국과 관련된다면 어떤 부서에 있건 모두 중국 현지로 가족과 이사를 가야할 판이다.


서울에는 중국 관련부서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