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1일자) 분규대명사 통일重의 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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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분규사업장이었던 통일중공업이 8년만에 흑자로 전환했다고 한다.
몇년새 공권력이 투입된 것만도 6차례에 이를 정도로 강성 노동운동의 대명사로 통해온 이 사업장의 경영이 정상화됐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운 것이지만 새로운 노사관계의 재정립이 그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노동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고 본다.
통일중공업의 회생은 지난해 4월 노사가 임금동결과 고용안정이라는 도요타식 대타협을 이뤄낸 결과다.
노사가 한 마음이 돼 경영혁신에 매진한 끝에 2백57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22년만에 주주배당을 실시하고 근로자들 역시 거액의 성과급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인 셈이다.
왜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는 왜 그토록 중요한 것인지, 또 노동운동의 방향은 진정 어떠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사실 회사의 경영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한 임금인상과 경영참여 등을 요구하며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되풀이하고 있는 우리 노동계의 강경일변도식 투쟁과 집단이기주의는 보통 심각한 고질병이 아니다.
이는 경영악화와 노사분규 증대라는 악순환고리를 형성하면서 기업과 나라경제를 위기와 혼란으로 몰아넣고,나아가 근로자 자신들이 가져갈 몫도 더욱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기아차노조의 취업비리 사건도 따지고 보면 파업권을 빌미로 한 강경투쟁과 이에 따른 노조의 권력기관화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지금이야말로 노동계가 다시 한번 스스로의 행적을 되돌아보면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일 시점임이 분명하다.
왜 국민들 사이에 노동계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는지, 왜 우리 기업들은 국내에는 투자를 하지 않고 해외로 빠져나가려고만 하고 있는지, 왜 외국인들조차도 강성 노동운동을 최대 걸림돌로 거론하며 한국투자를 꺼리고 있는지 정말 냉정하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평화적이고도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 증대에 매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과제다.
그것이야말로 회사는 물론 노조와 조합원 자신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이번 통일중공업의 결산결과는 그런 점에서 우리 노동계가 실증적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