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사장 한준호)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직군간 교차 보직이동을 실시하고 인사 평가자료를 사내에 공개하는 등 기존 인사 시스템을 혁신하겠다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한전은 최근 처장급(1직급) 1백3명 중 65명의 보직이동을 단행하면서 본사 사무직군 처장을 기술직군의 지사 전력관리 처장으로 발령하는 등 4명을 시범적으로 다른 직군으로 보냈다. 한전 관계자는 "직군 이기주의 만연과 무사안일한 근무태도에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직군에 관계 없이 능력과 열정을 지닌 유능한 인재를 주요 보직에 발탁하자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또 '조직간 벽 허물기'를 통해 만연해 있던 특정부서 출신 간,학연 및 지연에 따른 인맥 형성 등의 파벌 조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전은 작년 말부터는 심사 대상자에 대한 처·실장 및 사업소장의 추천평가 결과를 사내 인트라넷에서 공개하고 있다. 공개대상에는 근무성적을 기초로 한 승진 우선자 명부 및 다면평가 결과 등이 포함된다. 지금까지 한전의 인사자료는 직원들에게 비공개되는 게 불문율이었기 때문에 파격에 가까운 조치인 셈이다. 한전은 또 본사가 가지고 있던 부장(3직급) 승진권한을 사업소장에게 대폭 이양하고 있다. 지난 연말 사업소장들이 승진시킨 부장은 승진대상 인원 중 82.1%에 달했다. 이 밖에 승진 심사위원 명단공개,승진심사 다면추천제,본사 보직의 사내 공모제 도입 등으로도 기존 인사 시스템을 파괴해 나가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직원들의 반응도 좋다"면서 "인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혁신,조직 화합과 역량을 결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