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 최대 M&A(인수.합병) 매물로 꼽히는 진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진로 매각 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은 31일 진로 매각 공고를 내고 2월14일까지 진로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3월 30일 본입찰을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2월14일 오후 3시까지 예비 입찰 성격의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이중 일정 기준에 도달한 인수 희망업체를 대상으로 17일부터 3월29일까지 자료열람 및 예비실사 기회를 준다.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은 이와 관련,입찰서 평가 결과 평가기준에 미달할 경우 우선협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매각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진로 매각 스케줄이 확정됨에 따라 인수 희망업체들의 인수전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진로는 지난해 7천3백47억원 매출에 2천2백1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매출액 영업익률이 30%에 달하는 알짜 기업이다. 현재 진로 인수를 노리는 기업은 롯데 두산 하이트맥주 등 기존 주류 업체,CJ 대한전선 대상 동원F&B 등 대기업,얼라이드도멕 뉴브릿지캐피탈 등 외국 주류업체,투자펀드 등 10여곳에 달하고 있다. 주류 업계에서 꼽고 있는 유력 후보군은 롯데 두산 하이트맥주 CJ 대한전선 등 5곳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 중 CJ 두산 대한전선 하이트맥주 등은 노골적으로 진로 인수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CJ는 일본 기린맥주와 컨소시엄을 이뤄 진로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CJ는 진로 인수의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 1백29만주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 주식은 현재 장외에서 7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어 8천억∼9천억원의 인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 역시 지난 1월10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진로인수 의사를 나타냈다. 두산은 일본 주류업체 S사 등과 컨소시엄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중공업 대우종기 고려산업개발 인수 등에서 쌓은 M&A 노하우를 이번 기회에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의 동향에 가장 민감한 곳은 하이트맥주다. 하이트맥주는 두산이 진로 인수를 통해 맥주 사업에 재진출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박문덕 회장이 연초 한 잡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로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것도 두산을 의식해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진로의 최대 담보채권자인 대한전선의 움직임도 변수다. 대한전선은 리먼브러더스 증권을 통해 컨소시엄 구성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주류업체 아사히맥주와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원F&B도 이날 매각공고가 나자 인수전 참여의사를 밝혔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