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설 연휴 직후 비슷한 사양의 슬림형 브라운관 TV를 국내 시장에 내놓는 것은 물론 미국에서도 동시에 선보인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날 선보인 LG전자의 슬림형 브라운관TV는 60cm에 달하는 기존 브라운관TV의 두께를 39cm로 줄인 혁신적인 제품.전자업계에선 "과거 컬러TV 개발에 버금갈 정도로 TV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제품"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제품 두께만큼이나 놀라운 건 저렴한 가격이다.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셋톱박스를 내장하고,LG전자의 화질전문 칩인 XD엔진을 탑재했는 데도 1백49만원에 불과하다. 동일한 사양의 기존 32인치 브라운관TV가 1백35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15만원만 더 주면 거실에 20cm 공간을 새로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비슷한 사양의 32인치 LCD TV의 가격은 이보다 2배 비싼 3백만원 수준. 박상영 LG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부 부장은 "32인치 LCD TV의 두께는 11.6cm지만 이를 고정할 스탠드 공간까지 감안하면 실제 두께는 21.9cm 수준"이라며 "그래도 슈퍼슬림 브라운관TV가 2배 가까이 두껍지만 가격적 측면이나 뛰어난 화질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5천대 1의 명암비와 1천 칸델라 수준의 밝기를 자랑하는 슈퍼슬림 브라운관TV는 화질면에서 LCD TV(명암비 5백대 1,밝기 5백 칸델라)를 압도한다. 소비전력도 LCD TV보다 덜 든다. PDP TV는 40인치대 이상만 생산하는 만큼 32인치 크기가 주력인 슬림형 브라운관TV와는 경쟁 대상이 아니다. 워낙 매력적인 제품인 만큼 LG전자는 슈퍼슬림이 29∼32인치 일반 브라운관 TV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슈퍼슬림TV가 조만간 29∼32인치 브라운관 TV는 물론 LCD TV와 일부 프로젝션 TV 수요를 흡수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32인치 브라운관 TV 수요가 작년보다 1백%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조만간 29인치 제품과 21인치 제품도 선보이는 한편 이들 제품을 북미와 유럽, 브릭스(BRICs) 등지에도 출시할 방침이다. 설 연휴 직후 출시될 '슬림피트(SlimFit)'란 이름의 삼성전자 제품도 39cm 두께의 슬림형으로 제작됐으며 셋톱박스도 내장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슬림형 브라운관TV 출시를 계기로 업체들이 기존 평면 브라운관 TV 가격을 대폭 떨어뜨릴 것"이라며 "가장 대중적인 사이즈인 32인치 디지털TV 시장을 놓고 슬림형 브라운관TV와 기존 브라운관TV,LCD TV가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