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지역경제학회 한국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지역"에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특화산업 육성과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한 "도시 마케팅(Place marketing)"에 성공한 곳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도로망 등 전통적으로 중시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시설확충에서 한걸음 나아가 문화,컨벤션,R&D(연구개발) 등 "소프트(soft)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도시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市 ] 이런 다양한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는 시(市·기초자치단체)에선 종합 2위를 차지한 부천시가 두드러진다. 부천은 먼저 산업 기반,입지,인력,지원,혁신 등 5개 분야를 심사한 결과 도로 등 기반시설을 비롯 인력,지원 등 3개 분야에서 최고점수를 받았다. 서울과 인접해 있고 많은 공장들이 이미 가동 중에 있는 등 입지 여건이 좋다는 점이 그 배경이 됐다. 그러나 부천시가 기업인 설문조사 등 주관적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 순위 상위에 랭크된 것은 종전 '공해 지역'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영화 도시'로 탈바꿈시킨게 핵심 요인이 됐다. 지난 1997년 기초단체로는 처음으로 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주최한 이후 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오면서 '산업+문화' 도시로 이미지가 개선됐다는 평가다. 수원시와 천안시가 종합 1,3위에 각각 오른 것도 삼성그룹 주력기업들이 들어가 있다는 도시 이미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원의 경우 입지 기반 지원 등 객관적인 평가에서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광역시를 제외하고는 인구가 가장 많고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위치해 있다는 점 때문에 기업만족도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천안도 객관적인 평가에서는 10위 밖이었으나 고속철도 개통에다 삼성전자 및 삼성SDI 공장이 있고 인근 탕정에 기업도시가 추진되는 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군산시는 항만과 공항이라는 물류 SOC 시설에다 R&D,영화촬영 명소 등의 요소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산업입지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곳은 일제 시대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어 도심이 영화촬영 장소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시는 '말죽거리 잔혹사' '광복절 특사'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영화촬영이 이뤄진 이들 지역을 관광문화 요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자동차부품연구센터 등 연구기관 2곳,GM대우 생산기술연구소 등 기업연구소 10곳,군산대 새만금연구소 등 대학연구소 4곳 등 탄탄한 R&D 기반이 구축된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산업혁신 분야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춘천시는 '교육+첨단산업+문화'가 접목된 도시로 평가됐다. 6개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을 토대로 IT(정보통신),BT(바이오),CT(문화) 등의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목포시는 목포항을 한국의 시드니(호주)로 만들기 위한 '미항 목포의 마스터플랜' 추진이,진주시는 공항 및 주요 공단이 인접해 있고 기업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점이,고양시는 전문 인적자원이 많고 코엑스의 1.5배에 달하는 국제전시장을 건립한다는 계획 등이 도시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