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사업에 몰두하니 삶의 활력이 솟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2월 기협중앙회장에서 물러난 김영수 케드콤 회장(67).


그는 요즘 반월공장과 중국 톈진공장을 찾아 사업을 지시하는 등 일에 몰두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에는 휴대폰 위성방송수신기 등을 수출해 1억달러 수출탑을 타는 등 케드콤의 수출확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3년4개월 동안 기협중앙회장을 역임하면서 내사업은 돌볼 겨를이 없었어요. 기협중앙회장이 의무적으로 맡아야 하는 대외직함만 80개가 넘습니다. 그러니 저녁 약속이 두 세개 겹치는 일은 다반사이고 점심을 두번씩 먹은 적도 있지요."


그는 기협회장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해 4월 케드콤의 중국 현지법인을 찾았다. 기협중앙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못했던 공장이다. 현지법인의 임직원들은 어떻게 그렇게 무심할 수 있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요즘 오전 9시 반월공단에 있는 케드콤에 출근해 중국공장의 업무보고를 받고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어 본사와 위즈플러스(위성수신기) 한국ITT캐논(통신용 커넥터) 한국전원(트랜스) 등 계열사의 업무보고를 받는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수출에 가장 관심을 쏟고 있다. 유럽형이동통신(GSM) 방식의 휴대폰을 비롯해 전동타자기 PA앰프 등의 수출시장 개척에 노력하고 있다. 전동타자기의 경우 케드콤이 세계 2대 메이커다.


김 회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아직도 격식있는 편지를 쓸 경우 전동타자기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우리 회사가 미국의 브라더사와 함께 세계 양대 업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백억원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자동화했다"며 "올해도 매출액의 5% 이상을 설비자동화와 핵심기술 개발에 투자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매출을 작년의 1천5백억원보다 2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 회장은 기협중앙회장 재임당시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최근 시제품이 나오는 것을 보니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토지공사가 개발하고 있는 1백만평을 기협중앙회나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 등 민간기관에서 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토공에서 개성공단에 재무구조가 튼튼한 업체 위주로 입주시킬 경우 한계업종 입주를 우선 지원하겠다는 당초의 취지와 거리가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현재 한양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를 비롯해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 공동대표,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 위원,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과정 총동창회장 등을 맡고 있다.


글=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