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채권금리가 급등세(채권값 급락)를 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지난달 31일 연 4.06%로 치솟은데 이어 어제도 비슷한 선을 유지하는 등 '4%대'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은 작년 8월과 11월 한국은행에서 두차례 콜금리를 인하한 이후 줄곧 3%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이제 초저금리시대는 사실상 마감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물론 금리가 오르는 것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는 등 경기가 회복양상을 보이면 자금수요가 늘어나 금리는 상승세를 보인다. 따라서 최근 금리상승이 경기회복 때문이라면 오히려 반가워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요즘 시장 동향을 보면 경기 흐름과 큰 상관없이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금융당국의 채권 수급조절실패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정부가 연초부터 국고채 발행 확대를 발표해 채권시장을 자극했고,여기에 지난 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언급한 박승 한은 총재의 발언까지 겹쳐 채권시장이 필요 이상으로 냉각됐던 것도 사실이다. 가장 우려할 만한 일은 일시적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채권금리 상승이 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금리가 갑자기 올라가면 개인과 기업의 자금수요가 위축돼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회복의 싹이 송두리째 잘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간 걱정이 아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경기회복을 위한 재정 조기집행용으로 발행되는 채권이 시장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금융당국 때문에 오히려 경기회복의 흐름만 꺾어놓는 꼴이 되는 셈이다. 실제 은행들은 벌써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오는 15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콜금리가 어떻게 조정될지 몰라 당분간 금리인상을 유보하겠지만 콜금리 조정 여하에 따라선 금융권의 연쇄적인 금리상승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등의 금리인상 추세도 국내의 금리인상 기대심리를 높여주고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경제가 완전한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는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될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특히 더이상 정책의 실패로 시장이 잘못되는 일이 없도록 재경부와 한국은행이 채권시장은 물론 국내외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긴밀한 정책조율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