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아파트 부지 확보를 위한 시행.시공사들의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다. 일부 시행사들은 택지 분양 때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입찰자격(과거 3년간 3백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한 자)을 갖춘 업체 확보에 나섰다. 또 일부 중견건설업체들과 메이저건설업체들은 부지 확보를 위해 채권구입금액을 얼마로 써낼 것인지 검토에 들어갔다. 업체 관계자들은 "판교신도시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최대한 높은 금액을 써내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3백가구 이상 주택공급실적 있어야 될 듯 대한주택공사는 3월 중 2개 필지(3만9천5백여평)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모두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 전용면적 25.7평 초과 택지다. 한국토지공사도 6월께 12개 필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연초 계획일 뿐 실현여부는 미지수다. 원가연동제(분양가 상한제)든 채권입찰제든 모두 최근 3년간 3백가구 이상의 주택건설 실적이 있는 회사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토공 한동호 과장은 "인기택지지구는 모두 1순위 자격을 3백가구 이상 실적이 있는 회사로 제한해 왔다"며 "판교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현재로선 입찰참여자격을 더 강화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부지 확보전 시작 시행·시공사들은 표준 건축비가 3백40만∼3백50만원 수준으로 오를 예정이어서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부지도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시행사들은 추첨방식으로 공급될 원가연동제 적용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3백가구 이상 시행실적이 있는 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시행사인 L사 관계자는 "판교 부지 확보를 위해 최근 3개인 자회사를 5개로 늘렸다"며 "실적기준을 충족하는 회사가 많지 않아 인수작업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원가연동제 아파트 부지의 경우 입찰 경쟁률이 최소 50대 1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말 동탄신도시에서 공급된 택지의 경쟁률이 50대 1을 넘은 만큼 판교는 그 이상일 것이란 전망이다. 채권구입액이 많은 업체에 공급되는 채권입찰제 적용 부지를 노리는 업체들은 벌써 채권금액을 얼마나 써낼 것인지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판교 청약대기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 분양가를 먼저 산출한 뒤 이로부터 역산해 채권금액을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채권의 이율이나 만기가 정해지지 않아 구체적인 검토는 하지 못하고 있다. 채권이율이 높고 만기가 짧다면 업체들은 더욱 경쟁적으로 채권매입금액을 늘릴 태세다. 채권 이율과 기간은 3월께 결정될 전망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