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생산성 향상이나 영업확대보다는 금리 하락으로 금융비용이 절감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 수익구조의 변화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의 연 평균 경상이익률은 지난 91∼96년 2.1%에서 2002∼2004년에는 6.0%로 개선됐다. 과거에는 1천원어치를 팔아 연간 21원을 남겼으나 최근 3년 동안에는 거의 3배인 연간 60원을 남긴 셈이다. 그러나 금융비용이나 이자수입 등을 제외한 순수 영업활동의 결과인 영업이익률은 91∼96년 연 평균 7.1%에서 2002∼2004년 평균 7.0%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나마 삼성전자 등 5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9.7%에서 13.0%로 높아져 나머지 기업의 영업이익률 저하(6.7%→5.8%)를 만회한 것이다.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기업이 축소지향 경영으로 수익성은 높아졌지만 영업력 면에선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얘기다. 이처럼 경상이익률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부진한 것은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이 상당부분 금융비용 절감에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즉 매출액대비 금융비용부담률이 91∼96년 5.8%에서 2002∼2004년 1.9%로 3.9%포인트 낮아졌다. 금융비용부담률이 낮아진 만큼 경상이익률이 개선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기업 부채비율은 지난 97년 3백90%에서 2003년 1백13.5%로,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4백18.4%에서 1백47.6%로 각각 개선됐다. 따라서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 등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증대 노력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앞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