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 혁신위 만들어 구태 씻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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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노사가 국민에게 함께 사죄한 것은 뼈저린 자기반성을 통해 과거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회사 측은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과거 잘못을 사과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지만 노사가 한 마음으로 이를 바로 잡겠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국민에게 용서를 빌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초강성 노조로 알려진 기아차 노조가 사측과 행동을 같이 하며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을 제시한 것도 그만큼 위기감이 컸기 때문이다.
회사쪽에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해외 신인도 하락으로 해외 영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출길이 막히면 수출 전략모델인 스포티지를 생산하는 광주공장은 타격을 받게 된다.
기아차 노사는 근본적인 문제 해법으로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시했다. 제3자인 지역인사를 참여시킨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킴으로써 노사간 혁신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실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노사는 임단협 등 협상 과정에서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노사 양측은 혁신위원회의 구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혁신위원회 운영 및 기능과 관련,회사 경영진 및 노조 집행부의 변경이 있더라도 노사 양측이 이를 준수키로 합의했다.
문제는 '취업장사'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마련된 노사간 노력이 상생의 노사관계로 이어질지 여부에 있다. 일각에선 노사 양측이 함께 고민하면 임단협 등을 둘러싸고 분규가 잦았던 기아차의 소모적 노사관계에 일대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역 주민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불합리한 노사관행과 제도를 개선하면 화합의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가 구태를 벗지 못한 채 노노간 갈등을 빚으며 전투적 모습을 보일 경우 언제든지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광주=최성국·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