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여성 벤처인들이 화합하고 성장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될 자신이 있습니다."


3일 서울 강남 아미가호텔에서 열린 한국여성벤처협회 정기총회에서 이영남 회장에 이어 제4대 회장으로 취임한 송혜자 우암닷컴 대표의 첫 마디다.


2백46명 여성 벤처기업인의 리더로서 그는 "최근 벤처업계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만큼 여성기업인들이 이 같은 분위기에서 뒤처지지 않고 한발 앞서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향후 2년 동안 협회를 맡을 송 회장의 철학은 '실질적인 서비스'. 그는 "협회는 창립 이후 위상과 이미지가 크게 높아졌다"며 "이제는 회원들이 여러가지 혜택과 도움을 피부로 느끼도록 만들 차례"라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우선 "회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튼튼하게 자리잡은 성공 기업은 협회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자생력이 있으니 현재 협회에서 각각 40%를 차지하고 있는 '초창기'업체 및 '성장기'기업들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사업을 막 시작한 초창기 업체들에는 최고경영자의 리더십과 경영자질 등을 길러주는 교육을 강화하고 정부 정책자금에 대한 안내 및 관련 기관과의 네트워킹 등을 주선할 것"이라며 "성장기에 접어든 업체들에는 연구개발(R&D) 기술자문이나 판로개척 방안,자금 등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송 회장은 "3백억원 규모의 '여성기업전용펀드'를 조성해 여성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여성기업 제품 우선구매 확대 △대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판로확대 △월례 CEO포럼 정례화 △여성벤처기업을 업종별·지역별로 분류한 디렉토리 발간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2년 동안 우암닷컴을 운영하며 화상회의시스템 및 전자문서회의 솔루션을 개발해온 송 회장은 90년 숭실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한강고등학교에서 1년여 간 전산교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이후 두원냉기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다 93년 창업,오산의 4평짜리 사무실에서 직원 1명과 사업을 시작했다.


7년 만에 매출 40억원을 달성했으며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농림부 등 공공기관에 제품을 납품해 디지털 회의문화를 보급했다.


송 회장은 협력업체 임원들과 3시간 마라톤 회의를 끝낸 뒤 조산으로 첫딸을 낳았다. 과로로 인해 예정보다 3주 빨리 출산했지만 산후조리 후 곧바로 회사경영에 복귀했을 정도로 '억척순이'다.


현재 증권연구원에 근무하는 남편 한상범 박사와의 사이에 딸 1명을 두고 있다.


글=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