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조용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장기소외 저평가 종목들이 올들어 동반 급등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 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중소형 종목들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적립식펀드 열풍 등으로 매수기반이 풍부해진 기관이 이들 종목에 대한 재평가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바닥 논쟁과 내수회복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 1분기말까지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소형주 신고가행진 대웅 삼양전기 화천기계 대한은박지 국도화학 동일제지 대동공업 성지건설 경동가스 부산가스 극동가스…. 3일 거래소시장에서 52주(1년)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들이다. 최근 4∼5년 동안 증시에서 외면받아 PER나 PBR가 낮고 배당수익률은 높은 중소형 종목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날 신고가를 경신한 36개 종목(우선주 제외) 중 오리온 한 개를 제외하면 모두 중소형주였다. 최근 시가총액별 주가지수 상승률도 이런 현상을 잘 반영해준다. 대형주지수는 올들어 4.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중형주지수는 11.7%,소형주지수는 18.7% 급등한 상태다. 강신우 PCA투신운용 전무는 "세계 IT경기와 국내 내수경기의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해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추가 상승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때문에 장기 소외 중소형 종목의 재평가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요즘 대부분의 투신사들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이미 가득 편입해놓은 상태여서 중소형주 종목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차별화하는 데 전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란은 1분기 말까지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저평가 소외주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올 1분기 실적과 내수경기 회복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까지 대형주 주가는 추가 상승에 다소 힘이 부칠 것"이라며 "저평가 중소형주가 그때까지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갈수록 시가총액이 적은 종목들의 재평가가 진행될 것이란 게 이 상무의 전망이다. 관건은 어떤 종목을 찾느냐에 달려있다. 이와 관련,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거래소시장의 전기초자 제일약품 동원F&B 한국철강 극동가스 계룡건설 BNG스틸 삼영 △코스닥시장의 휴맥스 신세계I&C 신세계푸드 등 PBR가 낮은 실적 호전 예상 종목이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김환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양금속 STX조선 두산산업개발 고려개발 STX엔진 등 실적이 좋으면서도 PER가 낮은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