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학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해 주기를 기다리다 못해 대학과 손잡고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기로 작심한 것이다. 첨단기술과 기술혁신 속도가 빠른 IT 분야를 중심으로 대학 커리큘럼을 짜는 데까지 직접 참여해서 '입도선매'식으로 인재를 길러 채용하겠다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LG전자는 오는 3월 신학기부터 고려대에 '주문형 석사과정'을 운영한다. LG전자가 공대 대학원의 신입생 선발과 교과과정 구성에 참여하고 배출된 졸업생을 채용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부산대에도 '주문형 학부과정'을 설치했다. 김영욱 LG전자 인사담당 상무는 "신규 인력의 재교육 비용을 선(先)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주문형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내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성균관대에 반도체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이 학비와 졸업생 취업뿐 아니라 강의 인력까지 지원한다. 삼성 측은 반도체학과의 운영을 위해 두 학교에 연간 4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지난해부터 교육인적자원부와 공동으로 기업이 바라는 대학 교과과정 개발,대학·산업체 인력 교류 등 산·학 협력 강화를 위한 실무지원팀을 가동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