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실적 재료가 '약발'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테마주 위주로 펼쳐졌던 '묻지마'장세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호전주가 살아야 2차 코스닥랠리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일 코스닥시장에서 LCD(액정표시장치) 장비업종의 대장주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전날보다 3.76%(5백원) 떨어진 1만2천8백원에 마감됐다. 전날엔 보합세였고 작년 실적을 공시한 지난 1일에는 1.12% 하락,실적 발표 이후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백14.8%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년만에 흑자로 돌아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과 주가가 따로 놀고 있는 셈이다.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홈쇼핑주도 실적에 비해 주가는 초라하다. CJ홈쇼핑은 실적 발표일인 지난달 13일 1.08% 올랐지만 다음날엔 2.13% 하락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발표일 이후 6.0%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9.2%)에도 못 미쳤다. LG홈쇼핑도 실적 공시일인 지난달 28일엔 0.15% 올랐지만 이후 사흘 연속 하락했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상승률이 1.2%에 불과하다. 디엠에스 코아로직 엠텍비젼도 실적 호전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낮은 업체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 투자자들이 연초 랠리 기간에 높은 주가 변동성에 길들여진 탓에 실적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현정환 SK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코스닥시장이 실적 등 펀더멘털보다는 수급과 심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재료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코스닥의 조정 국면이 마무리되면 실적 우량주 중심으로 2차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